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끝낸 ‘인질극’이었다.
NFL의 탬파베이 버카니어스가 끝내는 오클랜드 레이더스의 잔 그루덴(38) 감독을 사 들이는데 성공했다. 특급 선수에게도 잘 안바꾸는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 2개와 2라운드 지명권 2개를 주고 그루덴 감독을 영입했다. 레이더스 구단주 알 데이비스에 따르면 버카니어스는 이에 현금 800만달러를 얹어 줘야했고, 그루덴과는 5년간 1,750만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NFL 역사상 더 이상 비싼 값에 트레이드된 선수도 없다. 세인트루이스 램스의 MVP 러닝백 마샬 포크도 2라운드 지명권 하나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그러나 버카니어스는 수퍼보울 우승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엄청난 투자를 한 셈이다.
철통수비로 수년째 우승후보로 꼽혀온 버카니어스는 플레이오프만 오르면 죽을 쑤는 모습을 보다 못해 최근 토니 던지 감독을 전격 해고한 뒤 오펜스 전문 감독을 찾고 있었다. 처음부터 레이더스 구단주와의 불화가 널리 알려진 그루덴을 원했다.
그러나 그루덴은 레이더스와의 계약기간이 1년 남아 있던 상태라 그 절차가 보통 까다로운게 아니었다. 레이더스의 데이비스 구단주는 1년 뒤 그루덴을 잃을게 뻔한 상태에서도 온갖 조건을 다 내걸었다.
뉴욕 자이언츠와 제츠, 그리고 뉴잉글랜드 패이트리어츠를 수퍼보울로 끌어올렸던 명장 빌 파셀스를 영입하는데 실패한 버카니어스는 결국 볼티모어 레이븐스 수비 코치 마빈 루이스를 ‘대타’로 채용하려다 마지막 순간에 마음을 바꿔 비난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그루덴이 오는 날까지 ‘뗌빵’ 감독이 되기 싫다"며 다른 감독 후보들이 줄줄이 ‘딱지’를 놔 스타일을 구기고 있었다.
그루덴은 작년 AFC 챔피언십 경기에 오르는 등 레이더스에서 4년간 40승28패를 기록했다. 작년에는 볼티모어 레이븐스에 참패했고, 올해는 뉴잉글랜드 패이트리어츠에 석패하는 등 2년 연속 수퍼보울 챔피언에 져 결승 진출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NFL의 최연소 감독으로써 지휘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아직 명장 대열에 끼어 올려놓기에는 이른데 이 같은 초특급 대우를 받게 된 것이다.
오펜스만 제몫을 해주면 우승할 수 있다는 버카니어스 구단주의 계산이 맞아떨어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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