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방망이 신들렸다’
반즈가 올 또다시 일을 저지를 것만 같다. 방망이를 휘두르는 모습이 아무래도 예사롭지 않다. 반즈는 2일과 3일 연속 2경기에서 2개의 홈런이라는 초인적인 홈런 파워로 전 세계를 경악시켰다. 과연 인간의 능력으로 이러한 일이 가능할까 할 만큼 반즈는 작년 시즌과 올시즌을 통해 초인적인 홈런 방망이를 휘두르며 인간의 능력한계에 도전하고 있다. 난공불락이라는 61개 홈런 기록이 깨진지 4년, 자신이 홈런 신기록을 낸지 1년만에 또다시 74개의 홈런을 향해 도전장을 내고 있는 것이다.
반즈는 작년 자신의 홈런 기록도전에 반신반의했었다. 자신은 홈런 전문가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투수들의 극심한 기피현상(사상 최대 4구)에도 불구하고 70호 홈런을 경신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올 메이저 리그의 최대관심사는 반즈의 홈런 재기록 달성이 아니었다. 그만큼 반즈의 홈런 재기록을 믿는 사람은 없었다. 반즈의 작년 홈런 기록도 우연 반 실력 반으로 받아 들여졌다. 그러나 시즌 개막전 2경기에서 반즈의 괴력을 지켜본 사람들의 생각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반즈가 또 사고를 치리라는 믿을 수 없는 사실을 믿기 시작하는 것이다. 적어도 투수들이 정면 승부할 경우에는 말이다.
반즈의 괴력은 어디서 오는가?
많은 사람들은 반즈의 타고난 타격감각과 집중력에서 찾는다. 반즈는 호타 준족의 뛰어난 운동신경을 갖추고 있지만 자신이 칠 수 없는 공을 담장너머로 넘길 수 있을 만큼의 파워히터는 아니었다. 반즈의 포스트(플레이오프)시즌 기록은 2할대로 형편없었다. 그만큼 투수들이 철저히 기피했고, 또 무리하게 방망이를 휘두르는 타자는 아니었다.
그러나 반즈는 자신에게 던져진 먹이는 절대로 놓치지 않는 초인적인 집중력의 소유자이다. 일단 칠 수 있는 공이라 판단될 때는 놀라운 배팅 스피드로 거의 놓치는 법이 없다. 호리호리한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타구은 대체로 빨래판같은 라이너성 안타가 되거나 2루타가 되곤 했다. 간간히 쏟아지는 홈런은 반즈의 전매특허는 아니었다.
재작년부터 반즈는 갑자기 홈런 생산이 왕성해지기 시작했다. 49개를 날려 근 50개에 가까운 기록을 냈다. 당시만 해도 사람들은 반즈의 홈런에 거의 관심을 갖지 않았다. 오히려 불어난 체중과 민첩성없는 도루감각만을 염려했다.
반즈는 작년 미증유의 홈런 신기록을 내고도 그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타격에 임하는 자세가 별로 달라질 것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반즈가 홈런을 쳐낼 때의 눈빛은 아무래도 달랐다. 마치 먹이를 포착한 맹수처럼 전광석화 같은 배팅 스피드로 홈런을 마치 안타뽑 듯 뽑아낸다. 늘어난 체중과 근육이 홈런 제조에 큰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반즈의 홈런 신기록 경신을 확신시키는 것은 그의 타고난 집중력이다. 반즈는 누구나 설마하는 순간에 적시타를 뽑아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클러치 히터이다. 기록에 초연한 절제력도 반즈의 홈런 경신을 믿게 하는 결정적인 이유 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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