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곳보다도 전통과 연륜, 관록이 대접받는 매스터스에서 올해는 잔잔한 이변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바로 올해 22살의 약관으로 풀타임 PGA투어 루키인 찰스 하월 3세(22)가 올해 최고 스타후보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
AP통신은 8일 하월을 집중 조명하는 특집 기사를 내보냈고 USA투데이는 9일 매스터스 특집에서 페이지 전체를 할애, 하월의 사진을 말 그대로 ‘대문짝’만하게 곁들여 그를 화려하게 소개했다. 바로 옆 페이지에 실린 타이거 우즈와 잭 니클러스의 사진이 초라하게 보일 정도. 어거스타의 유일한 일간지 어거스타 크로니클은 하월의 매스터스 경험을 매일 일기형식으로 연재하고 있다. 세계 최고권위인 매스터스에서 아직까지 PGA투어 1승도 없는 ‘신출내기 루키’에 불과한 하월이 이처럼 관심의 초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은 이변이 아닐 수 없다.
하월이 주목받는 것은 그가 매스터스의 고향인 조지아주 어거스타 출신이란 점이 그 첫 번째. 하월은 어거스타 내셔널코스에서 겨우 3마일 떨어진 곳에서 자라났고 아직도 부모는 거기에 살고 있다. 하지만 그것만이 이유의 전부가 아니다.
비록 일반 팬들에겐 아직 스타로서 알려진 이름이 아니나 PGA투어에서 하월은 이미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우즈의 가장 강력한 차세대 라이벌로 낙점 받는 장래가 촉망되는 탑 스타 재목이다. 지난해 이맘때 정규 PGA투어 멤버도 아니었던 하월은 순전히 스폰서 초청으로만 대회에 참석하면서 지난해 무려 150만달러이상의 상금을 벌어들여 올해 PGA투어 카드를 확보했고 세계랭킹도 45위로 치솟아 생애 첫 매스터스 출전권마저 따냈다.
하월은 또 지난주 벨 사우스 클래식에서 컷 탈락하기까지 24연속 토너먼트 컷 통과로 이 부문에서 우즈에 이어 2위를 달렸다. 5피트 10인치, 155파운드의 마른 체격에도 불구, PGA투어 파5홀 버디랭킹 1위를 달리는 공인된 장타자인 하월은 천부적인 재능과 함께 골프채를 손에 잡은 후 학교 갈 때만을 빼고는 골프 만 한다는 골프광이다. 심지어는 골프 때문에 대학에 가서야 평생 처음 여자와 키스를 해봤고 첫 키스의 여인은 지난해 그의 부인이 됐다.
어거스타에서 매스터스를 지켜보며 자라난 하월에게 매스터스 출전이란 일생의 소원. 그러나 출전 자체에 만족하지 않는다. 일평생 선망해온 대회에 처녀출전하면서 "우승할 자신이 없다면 애당초 나오지도 안았을 것"이라고 말할 만큼 배짱이 두둑하다. 어거스타 크로니클에 게재된 그의 매스터스 일기는 "내가 우승할 수 있을 것이다(I think I can win the tournament)"는 말로 시작됐다.
홈타운 히어로를 맞는 어거스타 팬들은 하월의 호언장담을 ‘하룻강아지의 철모르는 소리’로 치부하지 않는다. 어거스타 크로니클이 매스터스이 실시한 우승후보 전화설문조사에서 하월은 초반에 천하의 타이거 우즈를 제치고 선두를 달렸을 정도. "나는 항상 매스터스를 우승하면 바로 다음날 은퇴하겠다고 조크를 해왔다. 왜냐하면 내게 있어 그보다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할 만큼 일생 매스터스만 꿈꾸며 살아온 하월이기에 그가 첫 출전에서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과연 그가 아직 철모르는 하룻강아지인지, 아니면 진짜 타이거(우즈)에 맞설 차세대 호랑이인지는 이번 주말 어거스타의 녹색그린에서 판가름날 것이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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