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해 너무 ‘엽기적’이다. "현 한인회장과 이사진이 한인회장 연임의 길을 터놓는 정관개정을 한다. 수차례 불출마를 공언한 현 회장이 이사진의 강력한 추대 형식에 따라 선거 막판에 말을 바꾸어 재출마 한다. 현 한인회 이사들이 주축이 된 선관위는 상대 후보에 대해 무자격 판정을 내린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현 회장 당선공고를 내 재선을 기정사실화 한다."
이 일련의 제26대 LA 한인회 선거과정은 다른 말로는 설명할 길이 없어 보인다. 우선 ‘준비된 한인회장 후보’임을 내세운 남문기씨가 출마의 기본요건인 거주 증명조차 못했다는 것이 엽기적 해프닝이다. 또 결국 하기환씨 무투표 당선 결과를 가져온 그동안의 선거과정은 단순 우연곡절로 보기에는 너무나 교묘해 ‘혹시…’하는 의혹을 자아내 하는 말이다.
이번 한인회 선거는 먼저 모양새부터 잘못됐다. 하기환 회장이 정관을 고쳐놓고 그 정관에 의거, 출마해 무투표 당선이 됐다. 전혀 사심이 없었다고 해도 모양이 이상하다. 선관위 인선에도 의혹을 살 구석이 없는 게 아니다. 현 한인회 이사장이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은 것부터가 공정치 못한 처사로 비칠 수 있었다. 이렇게 구성된 선관위가 하 회장과 남 후보 대결로 선거구도가 잡힌 마당에서 남 후보에게 무자격 판정을 내렸다. 전체 그림이 좋지 못하다.
법적으로 잘못됐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개정한 정관에 따를 때 법적으로는 하자가 없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정관의 시행 세칙을 떠나 상식과 순리를 바탕으로 볼 때 이번 선거는 공정성과 정당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나. 현 한인회 이사회가 보이고 있는 일종의 기득권층 의식과 ‘법규대로의 좁은 마인드’가 빚은 독선이라는 생각이다. 한인회 이사회는 이번 선거과정에서 ‘우리가 아니면 안 된다’는 식 멘탈리티에 사로잡힌 듯한 행태를 자주 노출했다. 후보 추천과정에서 강력한 압력을 행사해온 게 그 행태의 일단이다.
김경재 현 한인회 부회장이 출마사퇴를 결정하자 하 회장이 출마토록 강력히 종용한 게 바로 그런 의식의 발로로 보인다.
선관위의 해석대로 하기환씨의 재선은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을 수 있다. 한인회는 그러나 근본에 있어 섬기는 봉사단체다. 또 말 그대로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단체다. 그런 한인회 회장 선거에서 먼저 요구되는 것은 순리이고 상식이다. 그래야 커뮤니티의 공감대를 얻는다.
상식과 순리를 벗어나 커뮤니티가 외면하는 한인회는 비유컨대 ‘아이들끼리 병정놀이를 하면서 너는 대장, 나는 참모총장’하는 꼴이다. 감투만 관심이 있고 봉사단체로서의 면모를 상실했기 때문이다. 한인회와 선관위는 규정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커뮤니티 단합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이번 선거결과가 가져온 문제를 직시, 이를 바로 잡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