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플레이오프의 뚜껑을 열고 보니 골치가 지끈지끈 아프다. LA 레이커스가 3연패를 이룰 때까지 아스피린을 안 먹고 버티기는 어려울 것 같다.
디펜딩 챔피언 레이커스는 서부 컨퍼런스 3번 시드에도 불구 올 우승후보 0순위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21일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를 95대87로 누른 첫 경기를 본 뒤로는 자신감보다 걱정이 앞선다. 레이커스는 샤킬 오닐-코비 브라이언트 ‘쌍두마차’에 기대는 의존도만 더욱 높아졌을 뿐 ‘조연진(Supporting Cast)’이 그 어느 때보다 약해 한마디로 고생문이 텄다. 작년처럼 트레일 블레이저스, 새크라멘토 킹스,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11연승으로 누르고 결승 시리즈에 오른 ‘싹쓸이 퍼레이드’는 어림도 없다. 레이커스는 올해도 똑 같은 세 팀을 꺾고 결승에 올라야 할 추세다.
레이커스는 트레일 블레이저스와의 1차전에서 오닐-브라이언트 콤비가 첫 8골중 7골을 넣었다. 더 나가서는 전반 15골중 11개, 경기전체 32골중 20개로 둘이 차지한 비중이 지나치게 컸다. 둘외에 두 자리 수 득점을 기록한 선수는 경기종료 3분44초전 3점슛으로 12점째를 올린 포인트가드 데릭 피셔 밖에 없었다.
1차전에서 또 드러난 것은 숨겨둔 ‘비장의 무기’도 없다는 것. 레이커스의 필 잭슨 감독은 경기전부터 "마크 맷슨이나 슬라바 메드베뎅코를 기용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더니 두 선수는 합쳐 단 1분을 뛰었다. 백업 포인트가드 린지 헌터에도 자신이 없는지 단 2분을 뛰게 했고, 올 시즌 한몫 단단히 해줄 것이 기대됐던 밋치 리치몬드는 아예 경기에 투입되지도 않았다.
따라서 오닐이 더블 팀, 트리플 팀 디펜스로 묶였을 때 레이커스의 운명은 브라이언트의 손에 달렸고, 이 같은 상황은 바로 트레일 블레이저스와의 1차전 2쿼터에서 전개됐다. 브라이언트의 슛이 6차례 연속 불발, 트레일 블레이저스는 2점차(44대46)로 따라붙어 해프타임에 들어갈 수 있었다. 레이커스는 이날 34득점을 올린 브라이언트의 야투 28개중 18개가 빗나가는 바람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레이커스 스몰포워드 릭 팍스는 이에 대해 "올해는 스트레스 꽤나 받을 것 같다"며 3연패로 가는 길이 험난함을 인정했다.
사실 올 NBA 플레이오프는 고개를 그 어느 쪽으로 돌려도 골치 아픈 대혼전이다. 레이커스의 고전이 예상되는 서부에서는 1회전 낙승이 예상됐던 2번 시드 샌안토니오 스퍼스도 센터 데이빗 로빈슨이 다치는 바람에 시애틀 수퍼소닉스와 1승1패로 묶여있고, 동부는 탑시드 뉴저지 네츠 대 8번 시드 인디애나 페이서스의 대결도 1승1패로 승부를 점치기가 어렵다. 동부에서는 8개 팀중 그 누가 챔피언십 라운드에 올라도 이변이 아니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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