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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경훈 편집위원>
이 달 들어 워싱턴 DC에서 잇달아 북한 관련 모임이 열리고 있다. 2일 연방 의회에서 열린 북한 인권상황에 관한 청문회에서는 북한에서 활동했던 독일인 의사 노베르트 폴러첸 박사와 김정일의 전 경호원 등 5명이 증언했다. 북한에서 기독교 신자가 됐다 7년간 옥살이를 한 이순옥씨는 "베이징의 한국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며 "한국 사람인 내가 한국 의회에서 증언하지 못하고 미국 의회에 나와 얘기해야 한다는 것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베이징에서 탈북자들이 외국 대사관에 뛰어드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지만 한국 대사관 근처에는 얼씬도 않는다. 들어가기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한국 외교관과 만나더라도 "도울 수 없으니 열심히 살아라"라며 돈 몇 푼 주고 돌려보내는 것이 전부라고 한다.
이에 앞서 1일에는 100여명의 미 기독교 지도자들이 모여 북한을 수단과 함께 ‘최악의 종교자유 유린 국가’로 지목하고 "핍박받는 두 나라 종교인들이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목표 실현을 위한 ‘행동 지침’을 발표했으며 부시 대통령도 친서를 보내 관심을 표시했다. 1996년 이후 미 국무부는 종교 자유에 관한 특별 대사를 임명, 세계 각국의 종교자유도를 살피고 있으며 이와는 별도로 연방 의회도 국제 종교자유 위원회를 구성, 종교 자유 위반 여부를 감시하고 있다.
월스트릿 저널은 3일 김정일이 입으로는 대화를 외치고 있으나 실제 의도는 원조를 받아낼 만큼 화장만 바꾸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저널에 따르면 노동당 간부들에게만 배포된 기밀문서에서 김정일은 "미국의 북침 의도에는 변화가 없다. 평화 공세에 속지 말라"고 지시하고 있다. 또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지 1년 후인 2001년 6월 작성된 노동당 지침에는 "현재 적들은 우리와 협조하는 척하지만 실제 목표는 우리 체제를 내부에서 붕괴시키려는 것"이라며 당원 사이에 번지고 있는 자본주의 성향을 발본색원하라고 적혀 있다.
수백만 명의 국민을 굶겨 죽이고도 고대광실에서 호의호식하며 웃는 얼굴로 대량살상 무기를 팔고 있는 김정일이 변하리라는 것은 착각 중에서도 큰 착각이다. 언제까지 한국 정부는 북한의 눈치를 보며 북한의 인권에 대해 귀를 찢는 침묵을 고집할 것인가.
미주 한인도 마찬가지다. 한인 대다수는 기독교 신자다. LA만 해도 교회가 1,000개가 넘는다. 그런데도 그중 누가 북한의 종교자유 문제를 거론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미국 정부와 기독교인들이 북한의 인권과 종교 자유를 논의하는 동안 한국 정부와 미주 한인기독교인들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예수가 재림해 "북한의 내 형제들이 헐벗고 굶주리고 핍박받고 있을 때 너희는 뭘 했는가"라고 묻는다면 뭐라 답변할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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