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웨스턴가 한인들<7>
▶ ’평화’ ‘웨스턴’ ‘세븐데이스’
타운 한복판 웨스턴 애비뉴에 스왑밋이 성업중이라는 사실을 아는 한인은 많지 않다. 그러나 웨스턴에는 웨스턴과 피코의 ‘평화시장’(대표 강문종·Western-Pico Discount World), 9가와 웨스턴코너의 ‘웨스턴 스왑밋’(대표 케네스 리), 웨스턴과 샌타모니카의 ‘세븐데이즈 스왑밋’(대표 김방자) 등 3개의 한인 소유 스왑밋이 성업중이다. 이들 스왑밋은 150여 한인 가정의 생업 터전이기도 하다. 웨스턴가 한인 중에는 이들 한인 스왑밋상들도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지난 92년 LA 폭동 직후 문을 연 평화시장(1233 S. Western Ave.)은 취급 아이템만 해도 무려 30여종에 56개, 이중 35개 업소는 한인이 운영하고 있다. 나머지는 히스패닉이 입주상인이다. 피코와 웨스턴 코너의 이 스왑밋은 대지 8만스퀘어피트, 건평 3만5,000스퀘어피트 규모로 꽤 큰 편. 고객의 90% 이상은 인근에 거주하는 히스패닉들이다.
’평화시장’ 존 최 매니저는 "한인운영 스왑밋에는 미 주류사회 백화점보다 더 다양한 업소가 입주해 있고 가격도 싼 편이기 때문에 한인 단골도 심심지 않게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점포 크기는 평균 400스퀘어피트 안팎이며 렌트는 위치에 따라 스퀘어피트당 평균 3~5달러 정도.
이 스왑밋 개장 당시부터 영업하고 있는 업소는 양말(존 홍), 남성복(김익수), 운동화(남길웅), 티셔츠, 아동복, 포장집, 여성 구두등 7개에 이른다.
스왑밋의 인기 아이템은 보통 금은방, 신발, 스포츠웨어 등이지만 주인이 운영하기에 달려 있다. 특히 한국산 의류 ‘백양’이나 화장품 ‘아모레’ 등은 히스패닉 고객들로부터도 큰 인기다. 3명의 시큐리티 가드가 있어 강·절도 등의 위험은 그만큼 덜하다.
코리아타운 플라자 남쪽 9가와 웨스턴 코너의 ‘웨스턴 스왑밋’(870 S. Western Ave.)은 지난 87년 문을 열었다. 스왑밋 용도로 허가를 받은 웨스턴 백화점은 처음에는 히스패닉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지만 그동안 한국의류 취급 업소가 주류를 이루면서 한인 고객이 95%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고급 스왑밋으로 변신했다. 스왑밋 같지 않은 스왑밋이라고 할 수 있다.
취급 아이템은 금은방, 속옷, 신발, 화장품, 남성의류, 아동의류, 장난감, 청과상 등 54개 업소이며 이 가운데 여성의류가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한인 고객과 함께 입 소문을 통해 백인 고객들도 찾고 있으며 입주상인은 모두 한인이다.
상조회 유용희 회장은 "상인들이 서로 경조사도 챙기는 등 인화가 잘 되는 편"이라고 설명한다. 고급 스왑밋을 지향하기 위해 내부수리도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 여성의류점은 대부분 한국에서 직수입하는 의류가 차지하고 있으며 일부는 로컬에서 생산된 의류를 판매하기도 한다.
웨스턴 스왑밋 안에는 꽃집도 있어 분위기를 한결 밝게 해 준다. ‘초이스 꽃집’ 최정애씨는 "고객들이 스왑밋을 방문한 김에 꽃을 사기 때문에 주로 조화를 많이 갖다 놓는다"고 했다.
웨스턴과 샌타모니카 코너의 ‘세븐데이즈 스왑밋’은 지난 85년 문을 열었다. 한인타운에서 가장 오래된 스왑밋. 모두 48개 업소가 입주해 있으며 아이템은 다른 스왑밋과 거의 비슷하고 스퀘어피트당 렌트는 5달러 안팎이다.
이 스왑밋은 지난 91년 6월 누전으로 인한 화재로 거의 전소돼 한때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세븐데이즈 스왑밋의 구태회 매니저는 "지난 폭동 당시에는 한인 상인들이 중무장한 채 2교대로 지켜 큰 피해를 막았다"며 "옛날보다 스왑밋 장사가 매상이 줄긴 했어도 싼 가격과 좋은 품질로 여전히 단골고객이 많이 찾고 있다"고 밝혔다.
90% 이상이 히스패닉이나 아르메니안 고객이지만 신발이나 가방 등을 한인타운이나 백화점에 비해 절반 이하의 싼 가격에 살 수 있다는 점을 아는 한인 고객들이 계속 찾고 있다. <박흥률 기자> peterpa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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