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운내 20여곳 주부에서 노인까지 점조직으로 운영
LA한인타운에서 가정집을 무대로 ‘불법도박’이 성행하고 있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이들 불법 도박장들은 비밀을 유지하고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들 도박장에서는 도박꾼들에게 선이자를 떼고 도박자금을 빌려주기까지 한다. 이들 가정집 도박꾼들은 연령에 따라 몇 달러에서 몇 십달러까지 전문 도박단에 비해 판 돈이 크지는 않지만 노인은 물론이고 가정주부, 직장인, 심지어는 유학생들까지 드나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들 도박장에서는 자주 시비가 발생, 싸움이 벌어지고 도박을 하러 온 사람들이 타고 온 차들이 인근 거리를 가득 메워 주차난을 초래, 동네 주민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15일 오전 10시께. 한인타운 올림픽 블러버드와 놀만디 애비뉴 근처에 있는 한 가정집.
60대로 보이는 한인 할아버지 4-5명이 집안으로 들어갔다. 1시간여에 걸쳐 40대에서 60대까지로 보이는 남녀 20여명이 집으로 들어갔다.
거실안에는 한쪽 구석에서 할아버지 5명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고스톱을 치고 있었으며 반대편에는 중년의 아주머니 4명이 흥겹게 포커판을 벌이고 있었다. 판돈은 20달러 안팍의 ‘푼 돈’ 수준이었지만 모두들 큰 돈이 걸린 듯 주위의 시선은 아랑곳 않고 미친 듯 도박에 열중했다. 한 60대 노인은 "이곳에서 도박을 하는 한인의 대부분은 처음에는 20달러 정도로 게임을 시작한다"며 "한번 오면 4~5시간은 기본"이라고 전했다.
40대의 정모씨는 "한동안 LA인근 카지노를 자주 다녔으나 이곳에 한번 와본 후 편안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일주일에 두세번은 꼭 온다"며 "남편몰래 오지만 한번도 큰 돈을 잃은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 가정집에는 하루평균 20~30여명이 찾아와 도박을 즐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타운내에서 정기적으로 불법도박판이 벌어지는 가정집은 최소 20여곳이며 대부분이 보안을 위해 정규멤버가 아닌 사람은 들여보내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일부 한인들의 경우 가정집 도박에 빠져 인생이 멍들고 있다. 남녀가 도박장에서 눈이 맞아 불륜관계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으며 고리대금업자에게 빌린 돈을 갚지 못해 해결사에게 쫓기는 한인도 있다. 또 도박을 하다가 상대방을 폭행, 경찰에 쫓기는 신세로 전락한 한인 할아버지도 있다. 최근 같이 살던 친척에게 버림받은 후 방황하다가 결국 도박에 빠져 스스로 목숨을 끊은 30대 한인의 스토리는 도박으로 인해 인생에 치명타를 맞을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이처럼 한인사회에서 불법도박이 독버섯처럼 퍼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경찰의 단속은 미치지 않고 있다.
LAPD 윌셔경찰서의 김모 경관은 "가정집 도박의 경우 장소를 자주 옮기고 도박꾼들 사이에 비밀유지가 잘 되고 있어 적발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설사 도박을 하다 경찰단속에 걸리더라도 경범으로 몇백달러의 벌금을 내고 풀려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김중석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