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 들어가기 위해 텍사스주 로스인디오스의 국경검문소에 서있는 1986년형 곤색 도요타 픽업트럭은 워낙 낡아 ‘중고’라는 말도 사치스럽게 느껴진다.
녹이 슬어 차문에는 구멍이 숭숭 뚫렸다. 계기판의 주행거리계는 18만9,589마일을 가리키고 있다. 빌리 피네다라는 과테말라 사나이가 유타에서 트럭값으로 1,000달러를 지불했을 때 트럭의 원주인은 분명 환하게 웃었을 껏이다.
하지만 고물 도요타 트럭의 제 2의 인생은 이제 막 시작이다.
솔트레이크시티에서 멕시코국경까지 1,300마일을 운전해 온 27세의 피네다는 과테말라까지 1,000마일을 더 운전할 계획이다.
트럭에는 동물인형, 중고 TV, 렌치등 기계공구세트, 중고 타이어, 에어콘이 살려 있다. 어린이 완구 바비자동차는 트럭지붕에 끈으로 고정시켰다. 피네다는 도요타트럭뒤에 자전거를 가득 실은 또 한 대의 픽업트럭을 견인하고 있다.
피네다는 차에서 잠을 자면서 사흘 동안 멕시코의 대서양해안을 따라 운전할 계획이다. 목적지 과테말라에 도착하면 모든 것을 팔 작정이다. 운이 좋으면 순이익 1,000달러를 챙기게 된다고 그는 말한다.
파네다는 과테말라에서 아내와 세 명의 자녀들을 만나고 비행기편으로 친척들이 살고 있는 유타로 돌아간다. 그리고 같은 여행을 다시 시작한다. 파네다는 이같은 여행을 연간 25차례 이상 한다.
"유타에 살고 있는 동네사람들에게 이것은 지극히 평범한 일이다. 생업으로 이 일을 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파네다는 말한다.
미국최남단의 멕시코국경 마을 로스인디오스에서는 피네다같은 사람을 ‘트란스미그란테스’라고 부른다. 중고품을 가득 실은 녹슨 픽업트럭은 리오그란데 북쪽 밀리타리 하이웨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트란스미그란테스는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경제의 그늘에서 자생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에서 폐차 일보직전의 차와 쓰레기같은 중고물건들을 중앙아메리카로 운반한다. 중남미지역은 워낙 가난해 다찌그러진 1986년도 도요타 픽업트럭도 주민들에게는 드림카처럼 보인다.
트란스미그란테스의 픽업트럭이 종종 도난차량으로 밝혀지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합법적인 비즈니스다.
최근 2주 동안 로스인디오스가 속한 카메론 카운티를 통해 멕시코로 넘어간 중고차량은 하루평균 350대를 상회했다. 이것을 1년으로 환산하면 이곳에서만 무려 12만7,000대의 차량이 중남미지역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이다.
국경부근에 서있는 차 가운데 차량운반용 볼보 플랫베드 트럭도 있다.
운전자 라미로 리바스는 올해 51세로 10년 전 엘살바도르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다가 해고된 후 이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리바스는 메릴랜드에서 경매로 산 볼보승용차와 300달러를 주고 구입한 30만마일을 주행한 이수즈 픽업트럭을 싣고 역시 중남미로 향하는 중이다.
카메론 카운티 국경검문소 책임자 피트 세풀베다는 트란스미그란테스들은 모두 차량전문가들이라고 말한다.
"한 번은 이들이 스쿨버스의 좌석을 모두 제거하고 대신 소형차 두 대를 실은 것을 본 적이 있었다. 우리에게는 폐차가 그들에게는 황금덩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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