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등판서 한번도 7회 못넘겨
팀성적도 곤두박질 “면목없네”
코칭스탭 노골적 불만 표시
과연 에이스로서 팀을 이끌 자질이 있는가.
박찬호(28·텍사스 레인저스)의 모습이 심상치 않다. 올 시즌 개막직전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며 출발부터 삐끗하더니 계속해서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28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만루홈런 포함, 6점을 내주고 4회를 못 넘긴 채 쫓겨낸 박찬호는 이로써 올해 4번의 등판에서 단 한번도 7회를 채우지 못하고 6실점을 2번, 5실점을 1번 하는 등 생애 최악의 시즌을 맞고 있다. 현 방어율이 무려 8.24. 에이스냐 아니냐 하는 논쟁을 꺼내기도 무색할 수준이다. 현재의 그를 에이스로 생각할 팀은 메이저리그에 없다.
지난해 프리에이전트로 5년 6,500만달러에 레인저스와 계약, LA 다저스를 떠났을 때만 해도 그는 한 팀의 진정한 에이스로 자신의 커리어 절정기를 시작하는 듯 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상황은 나쁜 쪽으로만 치닫고 있다. 시즌 시작도 전에 부상을 당해 커리어 처음으로 부상자명단(DL)에 올라 한 달 이상 벤치에 앉아 있어야 했다. 소속팀 레인저스는 메이저리그 랭킹 3위의 선수 페이롤에도 불구, 초반부터 꼴찌로 추락했고 팀 수뇌부는 성적이 곤두박질치자 투수기용이나 선수리드에서 모두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며 팀을 더욱 혼돈 속으로 끌고 가고 있다. 박찬호 역시 에이스로 팀을 리드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인지 등판시기나 구질선택 등에서 모두 서두는 인상이 역력하며 이것이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박찬호는 28일 등판에서 3⅓이닝동안 81개의 공을 던졌다. 직구의 속도는 시속 94마일까지 나오는 등 구질이 크게 나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불과 19명 타자를 상대에 5명을 사사구로 내보내는 등 전혀 컨트롤이 되지 않았고 자신감도 없어 보였다. 좌타자들이 8명이나 포진한 트윈스 타선을 상대로 정면승부에 자신이 없었는지 일단 코너웍을 노렸으나 제구력이 받쳐주지 못한 코너웍은 카운트만 불리하게 만들었고 뒤늦게 가운데에 던진 공들은 여지없이 통타 당했다. 허용한 4안타가 모두 장타라는 점이 이를 잘 말해준다.
레인저스 투수코치 오스카 아코스타는 “적극적으로 승부해서 경기 주도권을 잡으라고 누누이 강조했건만 쇠귀에 경 읽기다. 이제는 더 이상 말하기도 지쳤다”면서 “차라리 랍 벨 같은 젊은 선수들이 올라와서 이들에게 어떻게 던져야 하는지를 보여줄 지 모르겠다”고 자조적인 말까지 내뱉었다. 제리 내런 감독도 “선수들의 경기 자세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중요한 건 피칭이다. 잘 던지면 이길 수 있다”고 말해 소위 ‘제1 선발’이라는 박찬호의 투구내용에 대한 강한 실망의사를 감추지 않았다. 한편 박찬호는 경기 후 아예 기자들을 피해 클럽하우스에는 나타나지도 않고 숨어버렸다. 나쁜 일은 한꺼번에 몰려온다는 말이 꼭 올해 박찬호를 두고 한 말 같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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