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 일과와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여름 휴가. 가족들과 편하게 쉬면서 회사일 일랑 깡그리 잊어버리고 잠시나마 자유인이 될 수 있는 직장인들의 꿈, 그런 여름휴가도 이젠 옛날 이야기가 될지 모른다.
많은 기업체들이 직원들에게 휴가를 떠나도 회사와의 연락은 계속 유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 휴가를 얻어 몸은 회사를 벗어나도 업무연락을 위한 ‘삐삐’는 계속 켜두어야 한다. ‘사무실’로부터의 완전 탈출은 불허라는 것.
커넥티컷주의 마케팅 서비스사인 크로스바우 그룹의 경우 휴가를 떠나는 모든 직원들에게 회사와의 연락을 유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휴가 행선지도 회사에 반드시 알려야 한다. 이 회사 제이 바워 사장은 “ 시니어 매니저로서 난 연락이 닿지 않는 곳으로는 아무데도 갈 수가 없다”고 푸념한다.
매서추세츠주의 마인드브릿지 소프트웨어사는 휴가를 떠나는 직원들이 회사와 연락을 취할 수 있도록 별도의 웹사이트를 마련해 두고 있을 정도. 휴가처에서도 업무 스케줄을 살펴보고 필요하면 사무실의 동료에게 인스턴트 메시지도 날려야 하는 식이다.
회사측은 직원들이 항상 회사와 연락이 닿는 상태에 있어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그 불가피성을 말하고 있으나 그 부작용에 대한 불만 또한 적지 않음은 자명하다.
“휴가가 이게 뭐야. 난 정말 일로부터 완전하게 벗어나고 싶단 말이야”. 직원들의 이같은 볼멘 소리가 말하지 않아도 들리지만 추세가 추세니 만큼 회사측은 강행에서 조금도 후퇴할 계획이 없는 듯하다.
조지아주 인더스트리 마케팅사인 테라다타사의 부사장인 릭 슐츠의 경우 업무가 밀리는 바람에 올해 플로리다에서 보낼 가족 휴가 일정을 대폭 줄여야하는 입장이다. “온전히 일주일을 신나게 휴가로 지내고 직장으로 돌아오는 시대는 지난 것 같다”고 그는 말한다.
아메리칸 매니지먼트 협회 조사에 의하면 휴가중이라도 회사와 연락을 유지할 것을 매니저들에게 요구하는 기업체가 40%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만해도 연락처를 남길 것을 요구하는 회사는 35%였으나 그 사이 또 늘었다.
‘휴가중 연락유지’가 요즘 직장인들에 또하나의 족쇄가 되고 있지만 그런 반쪽짜리 휴가마저 떠나지 못하는 직원들도 크게 늘고 있다. 커넥티컷주 마케팅 리서치사 인사이트 익스프레스 조사에 의하면 미국인 5명중 2명이 올해 여름 휴가를 포기할 예정이다.
주된 이유는 빡빡한 가계 예산과 휴가를 도저히 떠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업무 로드.
9·11 테러 발생이후 테러 위험이나 안전문제 때문에 휴가가 감소한 것으로 막연히 추정했던 조사사 측으로서도 과다한 업무량과 주머니 사정이 주된 이유로 나타나자 놀라고 있다.
휴가중 회사와의 연락유지가 매니저층에 국한되지 않고 일반 직원들에게도 확산되고 있는 이같은 추세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려를 던지고 있다. 특히 경기 하강기에는 더 적은 사람이 더 많은 일을 하게 되고 그럼으로써 상당수 인력은 감축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포트 로드데일소재 주문형 인력관리회사 스페리언의 로버트 모간은 “회사경영에 있어 직원들이 업무에 짓눌려 버리는 것이야말로 진짜 위험한 것이다. 사람은 리프레쉬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으나 이같은 일부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휴가중 삐삐 켜’란 명령은 대세로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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