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포영장 집행 당시 ‘총기 휴대 순찰’ 지시…비화폰 삭제 다그쳐
▶ 사후 계엄선포문 서명하고 허위 공보 혐의도…尹측은 전면 부인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월 대통령경호처를 동원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외부에 총기를 노출한 채 순찰 업무를 보라는 등의 부당한 지시를 내렸다는 수사 결과가 공개됐다.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6일(이하 한국시간) 윤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66쪽 분량의 청구서에 이러한 구체적인 혐의를 담았다.
연합뉴스가 입수한 구속영장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공수처의 2차 체포영장 집행 시도를 앞둔 지난 1월 7일 김성훈 당시 경호처 차장에게 "경호처는 정치진영 상관없이 전현직 대통령 국군통수권자의 안전만 생각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1월 11일에는 관저 내 식당에서 김 전 차장, 이광우 당시 경호본부장 등과 오찬을 하면서 "언론에서는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특공대와 기동대가 들어온다고 하는데 걔들 총 쏠 실력도 없다. 경찰은 전문성도 없고 총은 경호관들이 훨씬 잘 쏜다", "경찰은 니들이 총기를 갖고 있는 것을 보여주기만 해도 두려워할 거다. 총을 갖고 있다는 걸 좀 보여줘라"라고 말한 것으로 특검은 파악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이러한 체포영장 집행 저지 시도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범인도피교사 혐의를 적용했다.
비화폰 정보 삭제 지시 혐의와 관련해서는 작년 12월 7일 김 전 차장에게 세 차례 전화해 "수사 받고 있는 그 세 사람의 단말기 그렇게 놔둬도 되느냐", "쉽게 볼 수 없어야 비화폰이지. 조치해라", "빨리 조치해야 되지 않겠어?"라고 다그쳤다고 적시했다.
윤 전 대통령이 언급한 세 사람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육군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으로 특검은 보고 있다.
아울러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해외비서관 겸 외신대변인에게 계엄을 옹호하는 허위 사실을 외신 기자들에게 설명하게 한 혐의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로 의율했다.
계엄 해제 당일인 12월 4일 오후 하태원 외신대변인에게 전화해 "의원들의 국회 출입을 통제하지 않았다", "합헌적 틀 안에서 행동을 취했다", "헌정질서 파괴의 뜻은 추호도 없었다"는 등의 허위 사실을 PG(프레스 가이드)로 작성해 전파하도록 했다는 게 특검의 수사 내용이다.
특검팀은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와 관련해선 윤 전 대통령이 "12월 3일 오후 8시경 한덕수 전 국무총리, 조태열 외교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만 대통령실로 불러 자신의 계획을 알린 다음 일부의 국무위원들만을 추가로 소집해 국무회의 심의를 거친 듯한 외관을 갖추기로 마음먹었다"고 적시했다.
의도적으로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해 나머지 위원들의 심의·의결권 행사를 방해했다는 취지다.
사후 계엄 선포문 작성 및 폐기 혐의와 관련해선, 윤 전 대통령이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으로부터 한 전 총리와 김용현 전 장관의 서명이 담긴 사후 작성 비상계엄 선포문을 건네받아 대통령란에 최종 서명하고 사무실에 보관하게 했다고 적었다.
한 전 총리가 "서명한 것을 없던 일로 하자"고 했다는 강 전 실장의 보고를 받은 뒤에는 "총리의 뜻이 그렇다면 그렇게 해라"며 폐기를 승인했다는 게 특검이 파악한 사실관계다.
특검은 한 전 총리, 강 전 실장, 김 전 장관도 허위공문서작성 혐의 공범으로 적시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폐기된 문서는 권한이 없는 사람이 착오로 작성한 미완성 문서로서 유효한 공식 문서가 아니다"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비화폰과 관련해서는 법령 준수를 위해 정당한 조처를 하라는 취지로 지시했을 뿐이며 실제로 비화폰 기록 삭제가 이뤄지지 않아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윤 전 대통령은 국무위원 선별 소집과 관련해서도 "긴급성을 고려해 일찍 도착할 수 있는 국무위원에 연락을 취한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특검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체포영장 집행 저지와 관련해선 그런 지시를 한 사실이 없고, 위법한 영장 집행을 저지한 것은 특수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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