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전문의 호세 마르케즈는 최근 뒤뜰 수영장을 만들 때 인공폭포나 멋들어진 장식물을 갖다 붙일 생각은 아예 하지 않았다. 마르케즈가 신경쓴 것은 오로지 크기. 무조건 작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결국 넓이 15피트 길이 18피트로 리빙룸의 러그 크기만한 스위밍 풀이 되고 말았지만 마르케즈로서는 뒷마당이 전혀 마이매미 비치만큼 크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조그만 뒤뜰에 스위밍 풀을 구겨 넣어 만들기는 했지만 뒷집과 바짝 붙은 바람에 프라이버시를 위해 높다란 담벼락도 함께 만들었다. 높다란 펜스가 쳐지는 바람에 새로 만든 이 풀에는 햇볕이 들 때가 거의 없다.
이게 스위밍 풀이야, 뒤뜰에 있는 욕조(bathtub)야?
미국가정의 스위밍 풀 하면 의례 아이들이 물장구치고 다이빙도 할 수 있는 널따란 풀을 연상하기 마련이지만 요즘 대도시 근교 주택지역에 건설되는 스위밍 풀은 수영보다는 뒤뜰 장식이나 몸을 물에 담그기에 적절할 정도의 ‘아담 사이즈’로 변하고 있다.
한정된 주택부지위에 주택은 최대한 넓히다 보니 뜰이 들어설 자리는 손바닥만하게 남고 스위밍 풀 또한 바비 인형만하게 줄어들고 있는 것. 미국가정의 평균적인 풀 사이즈는 지난 10년간 14%가 줄었다. 이같은 추세는 시작에 불과할 뿐 앞으로는 더욱 작아질 전망이다.
수영장 만들 스페이스 자체가 줄어드는 데다 큰 풀을 유지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이나 거추장스러움 때문에 아담 사이즈 풀에 대한 주택소유주들의 인기는 인기 높아만 가는 추세다.
그러나 작고 또 그렇기 때문에 금방 만들 수 있는 편리함이 있는 반면 헤엄도 칠 수 없는 수영장이 건설 비용은 만만치 않게 비싸다. 작아도 어떤 것은 전국 평균 풀 건설비의 6배에 달하는 10만 달러짜리도 있다.
또 헤엄도 못치는 수영장 아닌 수영장에 대한 불평은 얼마 지나지 않아 터져 나온다. 인형같은 풀과 타협은 했지만 옛날 널따란 풀이 아니 그리울 수 없는 것이다.
스위밍 풀 파티는 아예 할 생각을 말고, 어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제발 풀에 점프하지 말라”고 신신 당부를 한다. 뉴올리언즈의 13살 꼬마 엘리어트 캘머스는 “풀에서 놀 수가 없다”고 화가 났다. 엘리어트는 이제 자기 집의 14피트짜리 풀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대신 걸어 내려가 친구집 큰 풀에서 논다.
관련업계 조사에 의하면 90년대만해도 새로 만드는 풀의 40%는 3만 갤런이상의 대형이고 2만갤런 이하의 소형은 3분의 1에 채 미치지 못했으나 최근에는 추세가 역전됐다. 신축 건설의 반 가량이 소형에 속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최근 5년간 신축주택의 크기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6%가량 커진 반면 뜰 크기는 꼭 그 비율만큼 줄어들었다.
점점 작아지는 뒤뜰 풀. 물길질 다운 물길질을 해 보고 싶은 사람은 어찌해야 할까. 이젠 150달러짜리 스위밍 클럽회원권을 사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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