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최고부촌 랜초 샌타페돈 없으면 들어오지 말라’
보도·가로등·우편배달부 없어
사생활 노출·범죄서 완전 해방
빌 게이츠·브루나이 국왕등 5천 주민
개인소득 11만·집값 평균 170만달러
2000년에 실시된 인구센서스 결과 미국 내에서 최고부촌으로 꼽힌 랜초 샌타페에 대한 호기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제까 알려진 랜초 샌타페는 997년 사교집단 헤븐게이트에 연루되어 39명이 집단자살한 곳이며 울창한 유칼립투스 숲에 감춰진 조그만 전원도시 라는 정도였다.
샌디에고 북쪽 약 25마일 거리에 위치한 랜초 샌타페에는 약 1,200가구, 5,00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개인당 소득은 11만3,000달러를 넘는다. 학교시설이나 학생들의 실력도 뛰어나며 1년중 320일은 찬란한 태양 빛이 온 동네를 감싸고 있다.
최소 2에이커 대지 위의 주택 평균가격도 전국에서 가장 비싼 170만달러. 스패니시나 지중해, 랜치 스타일의 주택들도 맘대로 지을 수도 없다. 모든 디자인과 심지어 조경까지도 마을위원회(일명 아트 배심원)의 엄격한 기준에 따라야 한다. ‘돈이 많이 들어서…’라는 불평을 하면 거주할 자격이 없다.
그만큼 막대한 돈을 투자하면 주민들에게는 소왕국 같은 자유와 안전, 사생활 보호라는 특권이 주어진다. 주민들이 어찌 보면 농촌 같은 이 지역을 가장 선호하는 이유도 타인의 시선과 범죄에서의 해방, 특히 사생활이 전혀 침해될 수 없는 이 마을의 조건 때문이다.
집 문을 열어둬도 차안에 열쇠가 있어도 아무 문제가 없다. 소규모 다운타운과 상가지역을 제외한 주택가에는 아예 보도가 없고 가로등도 없고 우편배달 시스템도 없다. 웬만한 거리는 골프 카트를 타고 샤핑하거나 업무를 본다.
우편물은 우체국에 나와 픽업한다. 그래서 우체국은 선거 날이나 특별한 날이 아니면 개미 한 마리 구경할 수 없을 정도로 조용한 이 마을에서 유일하게 여러 명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사교장으로 인기가 높다.
또 주민들만이 이 도시에 있는 세계적으로 최고급으로 꼽히는 골프코스나 테니스클럽, 축구경기장을 이용할 수 있으며 유칼립투스 나무가 빽빽한 산과 언덕길에 만들어진 26마일 거리의 하이킹로와 산책로를 걸을 수 있다.
이 마을에는 그럼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 물론 유명 인사들이 많다. 이들이 이곳에 숨어들어 ‘익명으로 사는 자유’를 한껏 만끽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 가수 주얼, 브루나이의 국왕 등이 이곳에 주택을 갖고 있고 하워드 휴즈나 골프코스 건설에 자금을 댔던 빙 크로스비도 주민으로 등록되어 있다.
그 외에도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 회장들, 은퇴한 외교관들, 맥도널드 후계자인 조운 크로, 전 유니버설 스튜디오 회장 사이 소코비츠, 우주인 월리 시라, 배우 빅터 메이처, 로버트 영과 그리고 타코 벨 창립자 글렌 벨, 파드레스 구단주 존 무어스, 파드레스의 유명 투수 트레버 호프맨 등이 이 지역에 부동산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1997년 집단 자살극을 벌인 사교집단 헤븐스 게이츠의 멤버들과 현재는 감옥에 가있는 희대의 사기꾼 데이빗 도미넬리와 낸시 후버, 애인을 살해하고 자살한 영국인 이얀 스키로 가족들이 이 지역에서 한때 거주했다.
<이정인 기자> jungi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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