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더운가. 답답하고 건조하며 권태롭고…. 무공해의 쉼호흡을 하고싶다면 알래스카가 적격이다. 이 경이로운 하얀 설국에서 만나는 대자연의 파노라마는 인간을 문명의 훈증막으로부터 청정의 시원으로 이끈다.
■디날리공원에서의 향연
앵커리지 공항에서 설경을 감상하며 바가지 우동을 훌훌 먹던 시절이 있었다. 몇 년전 워싱토니언들이 이 도시를 경유 서울행을 할 때의 이야기다.
지구 최후의 변경으로 남아있는 알래스카 관광의 시발도 앵커리지. 이 도시에서 디날리(Denali)국립공원으로 가는 길은 요세미티의 밀림, 그랜드 캐년의 장엄함, 옐로스톤의 신비가 겹쳐진 경외의 여정이다.
앵커리지에서 2시간30분 가량 승용차로 달려 경비행기를 타고 나는 푸른 하늘에서는 해발 6천194미터 매킨리의 위용과 숲과 만년설이 눈을 현혹시킨다.
매킨리에서 떠올리는 것은 명화 ‘K2’ 다. 극한상황에 처한 인간의 투쟁을 그린 명화의 서늘한 감동에서 때로 조난을 꿈꾸는 황망한 삶들은 변호사 테일러와 물리학자 해럴드의 도전을 생각한다.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정복한 산악인 고상돈이 이 매킨리를 공략하다 잠들어 있다.
이곳에서 빙하는 강처럼 흘러내린다. 여름철에는 하루 1미터씩 흘러내린다고 하는데 그 산하의 밀림과 초원은 빙하를 먹고 자란다. 흑색과 백색의 가문비 나무, 자작나무로 덮인 밀림지대와 초원에는 사슴떼들이 풀을 뜯고 회색 곰, 늑대등 포유류들이 득실댄다. 마치 야생동물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하다.
이 초하의 수림에서 이방인들은 저 시베리아 벌판을 달리던 ‘닥터 지바고’의 은색의 향연으로 초대받고 싶어진다.
■황금과 원유의 엘도라도
’수어드의 어리석은 행위’(Seward Folly).
1867년 당시 국무장관 윌리엄 H 수어드가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720만달러에 사들이자 사람들은 아이스박스를 구입한다며 조롱을 해댔다. 쓸모없는 땅을 반대하던 의원 나리들에 수어드는 이렇게 설득했다.
"나는 눈덮인 알래스카를 사려는 게 아닙니다. 그 안에 감추어진 무한한 보고를 바라보고 사자는 것입니다."
미래를 보는 혜안이 언제나 다음 세대를 희망으로 이끈다.
알래스카는 ‘위대한 땅’이란 뜻의 에스키모 언어에서 유래됐다. 모피상들과 탐험가, 장사꾼들이 휘젓고 다니던 알래스카가 비로소 이름값을 하게 된건 무진장의 지하자원, 유전발견 이전에 1880년 금이 발견되면서. 수많은 대륙의 야망자들이 엘로라도를 찾아 이 동토에서 골드러시를 만들어냈다.
지금도 엘도라도 금광에선 자신이 발견한 금가루를 보물처럼 간직할 수 있으며 기념 목걸이와 귀걸이를 만들어준다.
하루 2백만 배럴의 원유가 콸콸 쏟아지는 파이프라인도 관광코스의 하나다. 77년 완공된 8백마일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원유 수송용 파이프 라인은 인간이 빚은 장관이다.
금광과 원유가 이 동토의 나라를 덥힌 것이다.
■프린스 윌리엄 사운드 크루즈
크루즈는 모든 여행자의 마지막 꿈이다. 알래스카의 알프스라 불리는 발데스 항구에서울리는 뱃고동은 프린스 윌리엄 사운드 해양공원으로 가는 신호이다.
피요르드(침식해안)를 이룬 기나긴 연안은 트로이 전쟁의 영웅 오디세우스가 10년이나 표류했다는 신화속의 지중해처럼 가파르다. 짙은 안개와 유람선 주위를 맴돌며 재롱을 떠는 돌고래, 50톤이 넘는 고래의 포효, 낮잠을 자는 바다 사자의 무리들, 바닷새들의 날개짓이 지구사의 시원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유람에 동반한다.
병풍같이 깎아지른 빙산, 바다로 낙하하는 폭포들, 얼음조각들을 가르는 고래떼들의 유영, 차디찬 바닷물을 힘차게 가르며 비상하는 펠리컨들의 군무는 원초적 생명력을 절감케한다. 마침내 빙산은 천둥소리같은 거대한 신음을 토해내며 몸채를 떼어 수억년의 전설을 간직한 채 저 대양속으로 잠들어 가고….
핏빛 황혼이 바다 위를 물들이고 유람선을 핥은 서북풍이 옷섶을 파고들면 관광객들은 성자들처럼 말수를 줄인다. 그 정연한 고요에 일부 젊음들은 뱃머리에서 타이태닉의 디카프리오처럼 바다를 향해 팔을 벌린다. 지극한 사랑을 품고 있다면 그 최후는 비극적이라기보다 아름답다.
■알래스카는…
덴마크 탐험가 베링이 러시아 선원들을 이끌고 1741년 이 동토의 땅을 발견했다. 이후 러시아의 영토로 있다 1867년 미국이 미화 720만달러에 알래스카를 구입했다. 1959년 미 합중국의 49번째 주로 승격됐다.
인구는 한반도의 7배 크기이며 북미 최고봉인 맥킨리봉(약 6,800미터)과 5개의 산맥이 있으며 여름철에도 백야를 즐길 수 있다.
약 50만명이 살며 주민의 4분의 1은 에스키모와 북미 인디언.
■준비물
알래스카의 날씨는 일교차가 심하며 지역에 따라 온도차도 크다. 따라서 6-7월에도 점퍼를 한 벌 지참해야 하며 유람선을 탈 때에 대비, 장갑과 모자를 준비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또 수영복, 카메라, 필름, 쌍안경, 긴팔 셔츠, 상비약, 모기약등이 필수.
■여행상품
워싱턴 지역 주요 여행사들은 여름 특선으로 6박7일의 알래스카 패키지 관광 상품을 내놓았다. 코스는 프린스 윌리엄 사운드-키니아 국립수목원-디날리 국립공원-온천-황금의 엘도라도-원유 파이프라인-디스커버리호 유람선 탐사(인디언촌, 연어, 개썰매장)-앵커리지 시내(박물관, 수상 비행장, 연어 서식처, 늪지대)등.
6월27일-7월3일 일정은 1천599달러. 8월3일-9일은 1천699달러. 경비행기 관광은 옵션.
문의 한스 301-770-1717. 탑 301-933-3010. 샤프 703-941-2323. 미주703-658-7724 선 703-914-1717. 신바람 703-333-2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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