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서부지역 최고의 명문 고교 재학생으로 상위권의 성적. 축구팀 주장. 레슬링 샌프란시스코 선수권 준우승. 친구들 사이의 높은 인기… "
어느 모로 보아도 모범생이자 우등생으로 손꼽히기에 손색없는 경력을 가진 고교 11년생의 이력서이다.
그러나 그의 가슴에는 끊임없는 경쟁에의 두려움, 자책감, 성취에 대한 압박감 등이 자리잡고 있었다.
지난달 샌프란시스코 로웰고에 재학중인 중국계 H모군의 자살사건을 보도한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지의 기사를 보면서 어린 학생을 자살로 내몰았던 고민과 걱정이 가슴을 아프게했다.
정신과 의사인 데이빗 쉐퍼 박사는 "뛰어난 성적을 올리는 틴에이저들은 성공의 이면에 고통과 우울증이 숨어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시내 고교생 150명중 30%가 자살위험에 처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복잡하고 경쟁이 치열한 현대생활은 성인은 물론 청소년들을 지치게 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 미국에서 자살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1998년 통계로 30,575명에 이르렀다. 이는 인구 10만명당 11.3명의 꼴로, 적지 않는 숫자가 신이 부여한 고귀한 생명에 스스로 종지부를 찍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자살로 죽는 사람의 숫자는 살인사건의 피해자보다 훨씬 많다. 98년 통계로 미국에서 자살하는 사람은 살인사건 사망자보다 1.7배나 많았다.
자살다리로 유명한 금문교에서는 지금까지 1만명이 넘는 사람이 다리 아래로 뛰어내렸고, 이중 단 15명만이 목숨을 건졌다.
전체 자살자 가운데 25세 미만의 젊은이중 자살하는 사람의 비율은 15%를 차지했고, 이 비율이 매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MIT에 재학중이던 한인 여학생이 자살했고, 또 2년 전에는 하바드에 재학중이던 한인 2세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젊은이들을 자살로 이끄는 원인은 강박적이고 지나치게 완벽한 성격이 문제인 것으로 심리학자들은 꼽는다. 이같은 성격 때문에 이들은 좋은 성적을 올리고 학교에서도 인기가 높다.
성격 이외에 치료가 충분히 가능한 경미한 정신질환을 방치하는 것도 자살율을 높이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의사들은 가족들이 조금만 신경쓰면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을 쉬쉬하며 숨기기 때문에 아까운 생명이 떠나고 있다고 안타까와 한다.
■ 미국내 한인중 자살하는 사람의 통계가 정확히 나와있지 않지만 다른 민족에 비해 결코 낮지 않은 숫자를 차지한다.
지난달 수년째 실직한 가장이 아들을 죽이고 자살을 기도해 충격을 주었다. 또 2개월 전 독일계 남편과 자식들을 총으로 쏴 죽이고 자신도 자살한 산호세의 한인여성 사건도 충격이 채 가시지 않고 있다.
한인사회의 가정문제는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고, 가장과 아내, 아이들 모두 나름대로의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한인들의 정신건강을 다룰 상담기관과 치료기관이 꼭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신건강 문제를 드러내놓고 치유할 전문기관이 확대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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