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교회 문제진단] ⑤ 교인문제
▶ 말로는 하나님 찾으면서 행동은 불신자 보다 못해
"우리 주변에는 교회에 열심히 다니는 장로나 집사들을 많이 봅니다. 그들이 사회에서 신앙을 안 가진 사람들과 다름없이 남을 미워하고 시기하면서 혼자 고상한 종교인처럼 행동하는 것을 보면 교회에 다닐 마음이 싹 가셔요. 그런 사람들이 전도한다고 교회에 가자고 할 때는 웃음만 나와요"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김을용씨<가명·45>는 자신이 교회를 가지 않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의 이 말은 물론 교인들 입장에서 보면 합당하지 않다. 그런 이유로 신앙을 갖지 않는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이 말은 흘려 듣기에 너무 안타깝다. 그의 말 속에 이 시대 기독교인들의 문제점이 함축돼 있기 때문이다.
이민교회에서 문제가 생겨 사회적 비판을 받을 때 그 책임은 목회자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교인들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신앙 따로, 생활 따로’인 무늬만 교인인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들은 교회에 가서도 세속적인 매너리즘을 버리지 못하고 여러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그렇다고 교회는 교인들을 가려서 받을 수 없다. 누구에게는 나오고, 누구에게는 나오지 말라고 할 수 없다. 그래서 각양 각층의 사람들이 교회에 나온다. 직업도 다르고 성격도 다양하고 교육 및 생활수준도 차이가 크다. 신앙의 깊이는 더욱 천차만별이다.
이민생활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심지어는 사업상의 목적으로 교회에 나가는 사람까지 있다. 교회는 그러나 모든 사람들을 감싸 안는 것이 사명이다. 교회는 오히려 좋은 사람들보다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 더 필요한 존재일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자칫 잘못하면 교회가 분쟁에 휘말린다. 목회자가 제대로 리더쉽을 발휘하지 못하면 금방 시끄러워지는 것이 교회다.교인들이 교회를 나가는 목적은 ‘하나님과의 내적 일치를 이루고자 함’일 것이다. 그래서 ‘원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자신들의 영혼을 구원받고자함일 것이다. 그것이 전부이고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그것만 바라보면 교회 내에서 문제가 생길 여지가 없다. 목사가 누구든, 교인들이 어떤 사람들이든 그것이 본질적인 문제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당수 교인들이 하느님보다는 목사나 다른 교인들을 더 의식한다. 그들은 하나님보다 교회 운영이나 제직 혹은 다른 교인들의 동정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다.
교회에서조차 하나님의 기준이 아닌 인간의 기준으로 교회생횔을 한다. 그러니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나님을 보라고 하는데 하나님은 안보고 하나님을 가르키는 손가락을 보는 격이다. 오래 신앙생활을 한 교인들조차도 하나님을 닮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하나님으로부터 복을 구하는 신앙에 그치고 있는 사람도 허다하다.
기독교의 근본은 믿는다는 고백의 신앙이 아니라 덕을 추구하는 수행의 삶에 있다고 뜻 있는 목회자들은 지적한다. 그러나 많은 교인들은 하나님만 믿고 교회만 나가면 하나님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준다고 생각한다. 헌금 잘 내고 교회행사에 봉사하면 교인으로서 할 도리를 다했다고 생각한다. 복을 구하고 은총을 구하는 것이 신앙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의연하고 꾸준히 하나님과의 내적 일치를 향해 자신들의 마음을 수양하는 노력을 등한시 할 수밖에 없다. 이런 잘못된 믿음이 ‘신앙 따로, 생활 따로’인 교인들을 양산하고 있다. 버클리에 사는 사모 이경숙씨는 "이민사회에서 이루지 못한 사회적 지위를 교회를 통해 이루려고 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 이민교회의 문제"라며 "교인들의 이런 마음이 목사맹신이나 배척을 결과하고 편가르기와 세력다툼 등 교회내분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올바르고 진정한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보다 헌금을 많이 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커지게 되면서 교회가 바른길로 나가지 못하게 된다. 헤이워드에 사는 정헌모씨<가명·58>는 "오늘날 교인들은 하나님을 모시는 것이 아니라 목사님을 모신다"고 지적하면서 "이런 일부 교인들의 잘못된 신앙이 목사를 하나님의 심부름꾼이 아닌 상전으로 모시고 이로 인해 이민교회가 병들고 있다"고 말했다.
진정한 신앙생활과 사회봉사는 외면한 채 교회를 통해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인정받으려 하는 사람들은 진정한 의미의 기독교인일 수 없다. 교회가 자신의 소유물인양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분파를 만들어 뛰쳐나가 또 다른 교회를 만드는 행위는 기독교인의 참모습이 아니다. 자신의 비즈니스를 위해 이 교회 저 교회를 떠돌이처럼 돌아다니는 사람들은 더욱 그렇다.
물론 모든 기독교인들이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상당수 기독교인들이 잘못된 믿음을 갖고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 이들 때문에 전체 기독교인들이 매도를 당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덕수목사<갈보리 연합감리교회>는 "교인들이 기독교를 잘 이해하고 기독교가 주는 정의가 무엇인가 파악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목사와 교회가 이를 잘 정립해 교인들에게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1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한인 이민교회. 이제 교인들은 기독교를 제대로 이해하고 진정한 신앙인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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