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오염인한 해변폐쇄로 해수욕·서핑족 울상
헌팅턴 비치 심각… 하수오물·폐오일·갈매기등 주범
캘리포니아의 헌팅턴비치는 파도타기의 천국으로 불릴 만큼 여름철 피서지로 유명한 곳이다. 로스앤젤레스 남방 30마일 지점에 위치한 인구 20여만명의 해변도시, 헌팅턴비치 주민들은 유명한 팝송의 노래가사 ‘서핑 USA’를 본 따서, 헌팅턴비치를 ‘서핑시티 USA’로 즐겨 부르고 있다.
그런데, 지난 1999년 이후 주기적으로 해안이 폐쇄됐던 헌팅턴비치가 올해도 정체불명의 세균들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
이곳에 뻗쳐 있는 해변 가운데 전장 2,000여피트의 부분은 지난 수년간 끊임없이 오염문제로 몸살을 앓아 왔다. 특히, 1999년 캘리포니아주가 엄격한 수질오염 표준을 적용하면서, 헌팅턴비치는 조사대상 제 1호가 되었다. 그 후 폐쇄와 개방을 거듭하던 헌팅턴비치는 지난 5월8일 마지막 개방됐으나, 불과 4주일 후 또 다시 폐쇄되었다.
일단의 해양학자들로 구성된 패널이 발표한 보고서는 헌팅턴비치의 오염이 원인을 파악할 수 없는 미스터리라고 발표했다.
510만달러가 투입된 이 연구 프로젝트는 현재로서는 헌팅턴비치 오염의 주범을 확증할 만한 아무런 증거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고서는 오염의 부분적 혐의자로서 하루 평균 2억4,300만갤런의 하수오물을 반경 4마일의 해변으로 쏟아내는 오렌지카운티 위생국을 적시했다.
현재, 관계 당국은 헌팅턴비치를 오염시키고 있는 또 다른 혐의자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중이다. 다른 혐의자들이란 바다 갈매기들, 연료폐기 탱크를 하수시설에 유기하는 레저차량 소유자들, 그리고 죽은 바다사자들과 시당국에서 간혹 백사장에 매장하는 죽은 고래까지 포함된다.
해변오염 현상은 헌팅턴비치에만 해당되는 사안이 아니다.
캘리포니아의 다른 해변들과, 나아가서 미전역의 수많은 해변들을 찾는 수상 스포츠 애호가들은 매혹적인 푸른 파도 속에 건강을 위협하는 온갖 박테리아와 세균들이 득실거린다는 경고를 받고 있다.
LA의 내과의사 고든 라베즈는 경고한다.
“이같은 세균들과 박테리아들은 각종 소화기 질환 및 이비인후과 계통의 감염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
라베즈는 그 자신 매일 서핑을 즐기는 열렬한 서핑광이다.
환경보호국(EPA)도 파도 속의 세균과 박테리아들이 설사, 구역질, 위장경련 및 지속적 미열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헌팅턴비치 오염의 정확한 주범이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오염의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보고 있다.
하나는 해상으로 배출되는 하수구 오물이고, 다른 하나는 ‘도심 슬로버’ 즉, 애완동물 오물, 자동차 오일, 쓰레기, 잔디용 비료와 살충제 등으로서, 이런 물질들이 모두 빗물에 씻겨 해변으로 흘러드는 것이다. 여기에다 해양조류들과 레저용 보트 소유주들도 비치오염에 한몫을 거든다.
그러나 각종 건강관련 보고서들에 따르면, 미국 내 대다수 해변들은 거의 연중 내내 청정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발표되고 있다.
얼마 전 ‘청정해역협의회’는 미국 내에서 가족들이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해변을 다룬 ‘블루웨이브’ 제4차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포함된 미전국의 91개 해변 중 뉴저지주 관내 해변이 3개 포함되어 있는데, 뉴저지는 미국 내에서 해변관리에 가장 모범적인 주로 인정받고 있다.
헌팅턴비치와 같이 오염상태가 가장 심각한 해변에는 2000년 이후 여덟 차례나 오염경고를 받은 플로리다의 키튼비치, 미시간호에 위치한 밀워키주의 사우스쇼 비치, 그리고 메서추세츠의 월라스톤 비치 등이 포함되었다.
해변 오염은 미국 전역에서 나타나는 보편적 현상이지만, 오염 리스트에 포함된 해변의 절반 가량이 캘리포니아 관내 해변이라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특히, 남부 캘리포니아의 대부분의 해변들은 시궁창의 배출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오염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라베즈를 포함한 많은 해양전문가들은 이렇게 역설한다.
“63억의 인구가 사는 우리 지구에서 바다를 육상 쓰레기의 배출구쯤으로 생각하는 인류의 기본인식이 가장 심각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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