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열기가 엄청나다.
본국의 월드컵 열기는 말할 것도 없고 이곳 미주에서의 월드컵 열기도 본국만큼은 되지 않지만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한국이 오는 14일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한국이 비기거나 이겨서 16강에 진출하게 될 경우 이같은 열기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월드컵 열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우려의 목소리는 본국에서와 여기서는 종류가 다르다.
본국에서는 국민들의 월드컵 열기와 16강 진출에 대한 열기가 너무 높아 선수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또 당초 한경기라도 이기면 절반은 성공한 것이라는 국민들의 기대가 1승 1무로 16강 진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16강 진출을 기정사실화 하는 방향으로 흐르면서 16강 진출에 실패할 경우 감독과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비난을 받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반면 미주에서의 우려는 이같은 과열에 대한 것이 아니다.
미국에 뿌리를 내리고 살기위해 찾아온 한인들이 한국과 미국의 경기에서 한국을 열렬히 응원하는 것에 대해 일부에서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11일자 USA 투데이지는 한국과 미국의 경기가 있던날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한인타운을 소개하면서 많은 시민권자들도 붉은 옷과 얼굴에 페인팅을 하고 한국을 응원했다고 보도했다. 한 독자는 이같은 보도내용과 함께 편지를 보내 ‘어떻게 미국시민으로서 한국을 열렬히 응원할 수 있느냐’ ‘이같은 기사가 나가면서 미국인들의 한인들을 어떻게 생각하겠느냐’ ‘미국시민이 되었으며 미국에 충성을 다해야 한다’는 요지의 주장을 펼쳤다.
또 일부 한인가정들 중에는 1세인 아버지와 2세인 자녀간에 응원하는 팀이 다르고 자녀에게서 미국에 살면서 왜 미국을 응원하지 않느냐는 소리를 듣는 부모도 있었다.
미국은 이민자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나라다. 이민온지 오래된 백인들이나 노예로 끌려왔지만 수백년의 기간동안 미국에 동화된 흑인들은 모두 몇세대동안 미국인으로 살아오면서 미국이라는 나라가 자신의 나라가 되었다. 그러나 동양계등 아직 이민역사가 일천한 나라의 이민자들은 아직도 1세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아무리 미국 시민권을 얻었다 하더라도
조국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 없다.
그러나 2세, 3세로 넘어가면서 점차 미국에 동화되어 마침내 완전한 미국시민이 될 것이다. 많은 한인들이 이같은 사실을 알기에 이들에게 한국에 대한 충성을 강요하기보다는 뿌리를 잊지 말라는 교육을 시키고 있는 것이다.
미국시민이 되어 한국보다는 미국에 충성하고 미국팀을 응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리는 있다. 그러나 마음은 그렇지 않으면서 가식적인 행동을 보이기 보다는 마음을 따라가는 것이 보다 솔직하지 않을까. 1세가 미국을 응원한다고 미국인들이 그런 모습을 인정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같은 정체성의 아이러니는 세월만이 해결해 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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