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의 골든골로 117분간의 사투가 끝을 맺는 순간 손에 땀을 쥔 채 TV를 지켜보던 지구촌 한인들은 심장이 멎을 것 같은 감격에 함성이 절로 터져 나왔다. 한인들은 또 포르투갈에 이어 이탈리아 마저 무릎을 끓게 한 선수들의 투혼에 뜨거운 박수와 찬사를 아끼지 않았으며 이제 스페인이 4강의 제물이 될 것임을 확신했다. 72년 월드컵 역사의 최대 역전드라마를 지켜본 세계 곳곳의 한인들의 표정을 살펴봤다.
▲뉴욕 한인 1,000여명 축하행진
한국팀이 연장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자 곳곳에서 모여 경기를 보던 1,000여명의 뉴욕 한인들은 플러싱 한인타운내 대형 주차장과 맨해턴 32가 지역에 모여 태극기를 흔들고 경적을 울리며 8강 진출을 축하했다. 또 타운내 금강산, 영빈관, 뉴욕곰탕, 강서회관 등 많은 식당들은 아침은 물론 점심까지 무료로 제공하는 등 승리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한편 뉴저지에서는 기적 같은 역전승에 흥분, 달리는 차창 밖으로 몸을 내밀고 태극기를 흔들며 경적을 울리던 한인 고교생 5명이 뉴저지 경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은 뒤 풀려나기도 했다.
▲이탈리아 한인들 안정환 골든골에 감격
이탈리아 한인사회는 안정환 선수가 골든 골을 터뜨리자 사상 첫 월드컵 8강 진출의 기쁨이 배가됐다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안 선수가 이탈리아 프로리그인 ‘세리에 아’에서 일본의 축구스타 나카타에 비해 상대적인 푸대접을 받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었던 한인들은 유럽 축구를 배우겠다며 인내와 용기를 잃지 않았던 안 선수의 성실한 자세가 오늘의 영광을 갖고 왔다고 입을 모았다.
▲재일동포들도 조국팀 승리에 감격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데는 남과 북이 따로 없었다. 60만 재일동포의 4분의1 정도가 몰려 사는 오사카 이쿠노 지역의 속칭 코리아타운 상점가에서는 동포들이 인근 공원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 민단과 총련에 상관없이 600여명이 함께 경기를 시청하며 열띤 응원을 보냈다.
한 총련계 동포(78)는 "남과 북이 따로 없다. 같은 민족으로서 최고의 날이다. 이렇게 즐거움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일본인들에게도 기쁠 것이다"며 감동을 주체하지 못했다.
▲프랑스 한인 파리시청 광장서 환호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파리시청 광장에 모여 생중계된 경기를 지켜보던 300여명의 현지 한인들은 한국팀이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자 한국 축구가 드디어 세계 정상에 우뚝 솟았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코레, 코레’를 연호하던 한인들은 설기현의 동점골에 이어 안정환이 골든골을 터뜨리자 ‘안정환이 이탈리아에 본때를 보여줬다’ ‘아시아가 유럽을 꺾었다’ ‘한국 축구가 정상에 올랐다’ ‘내친 김에 4강’이라며 열광했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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