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 외국어 고등학교를 다닐때는 어머니가 학교를 더 열심히 다녔다고 할만큼 열심히 놀았습니다. 9년전 미국에 왔을때는 100편의 영화를 각각 100번씩 보면서 대사를 외우며 영어를 배웠어요.”
강한 도전이 있어야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는 이동수씨(톰 리·27·사진)가 레이크 포인트 플라자내에 스시점 ‘후쿠’를 오픈하고 400개 분점을 목표로 뛰고 있다. 네이비 피어 바로 앞에 있는 레이크 포인트 타워는 거주민 1인당 평균 연간소득이 12만달러 이상일 정도로 고소득자들이 사는 곳으로 웬만한 자본, 크레딧으로는 개점하기 힘든 곳이다.
위스칸신 메디슨 비즈니스 스쿨에 재학했던 이씨는 학비가 없어 마지막 한 학기를 마치지 못한 채 시카고에 왔다. 시카고에서 버스 보이, 접시 닦이, 요리 보조, 주방장 등을 하면서 생활기반을 닦은 그가 ‘후쿠’를 일궈낸데는 ‘사전 조사와 기록 습관’이 큰 역할을 했다.
“장인이 식당 개점을 권했을때는 마음이 내키지 않았어요. 그러나 적당한 장소와 인연이 닿으면 할 생각을 하고 다운타운내 일식집들의 연간 매상, 규모, 위치 등을 조사했어요. 각기 다른 자료책자에 게재돼 있는 정보들을 규합하기 위해 도서실에서 꼬박 1주일을 씨름한 것 같습니다.”
자료를 수집, 분석, 메모하는 그의 습관은 먼지, 덕트들로 가득찬 레이크 포인트 타워의 지하공간에 문을 내고 가게를 만들 수 있도록 건물 주인을 설득하는데 위력을 발휘했다. 이씨는 이미 있는 가게를 세낸 것이 아니라 건물 주인을 설득, 물, 전기 배선도 없이 방치돼 있던 지하공간을 개축하고 입주했다. 이에 소요된 공사비, 장식비 등을 위한 투자금만해도 1백만달러. 400개의 프랜차이즈를 꿈꾸는 기업인의 확고한 사업계획에 설득된 돈이다.
“아내, 장인, 장모 등 가족들의 기도가 아니었으면 지금 이 순간이 존재하지 않을 겁니다. 건축업자가 필요할 때면 건축업자가, 융자 전문인이 필요할 때면 융자전문인이, 필요한 것이 있을 때마다 적소에서 도움의 손길이 뻗어왔거든요.”
그는 프랜차이즈 계획 기반을 다지기위해 공사장에서 인부들과 함께 밤을 지새우며 도면읽는 법을 배우면서 ‘건축 매뉴얼북’을 완성하고 부엌 용품을 비롯한 집기를 들여놓을 때는 ‘가게 셋업 매뉴얼북’을, 가게터를 찾을 때는 ‘장소 찾기 매뉴얼북’을, 요리를 할 때는 ‘후쿠 요리 매뉴얼북’ 등 지금까지 총 8권의 매뉴얼북을 완성했다. 내년말까지 시카고내 4-5개 ‘후쿠’ 분점을 계획하고 있는 그는 남다른 세상 계획도 가지고 있다.
“후쿠 개점 계획이 현실화되기 시작할 때 아내하고 약속했어요. 선교사 가족을 위한 비영리 단체를 설립하고 5천달러 이상의 월소득은 모두 여기에 기부해서 선교사를 돕기로 했어요.”
주인이나 주방장이 바뀌어도 변함없는 요리가 제공될 수 있도록 ‘총합원격 운영체제(Total Remote Operating System)’를 구축하고 있는 그는 스시 ‘후쿠’ 본점을 개점하기까지 8개의 매뉴얼북 이외에도 회전초밥 보관하는 온도 및 시간 관련, 8개의 특허를 냈다. 이씨는 일리노이 주립대학교 약대에 재학중인 아내가 졸업한 후, 의료선교를 떠날 때 동행할 예정이다.
이정화기자
ch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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