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2세 등 영어권 국가의 교사를 초빙, 한국 초·중·고교에서 살아있는 영어교육을 실시한다는 취지의 원어민 영어교사(EPIK) 프로그램에 미주지역 영어권 한인들의 지원이 올해도 저조해 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원어민 교사채용을 대행한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내 한국교육원(원장 문묘순)에 따르면 IMF 이후 98년을 기점으로 나타난 지원자 급감 현상이 올해에도 계속돼 상항총영사관 관할지역의 경우 지난 6월까지 1·2차 모집에 걸쳐 총 3명만이 지원하는데 그쳤다. 지원자 3명도 모두 미국인으로, 한인 1.5세나 2세는 단 한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상항총영사관을 통한 지원자는 실시 초기인 96년과 97년에는 30여명이 넘었으나 IMF 이후 급속히 줄어 매년 지원자가 5∼6명 안팎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전체적으로는 신규 채용 규모가 예년보다 크게 줄어든 119명이었는데도 지난 5월에 끝난 1차 모집까지 80여명만이 지원,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했으며 이에 따라 미국과 호주 등 전세계 영어권 국가에서 모집 기간을 지난 6월 25일까지 연장한 끝에 가까스로 올해 인원을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지원이 저조한 것은 기본급 월 2,000달러 선에서 한화로 책정된 보수가 IMF 이후 환율 변동을 거치면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아 한인 1.5세 및 2세들의 관심을 한국으로 유도하기 어렵고 또 지원자들이 서울 등 대도시를 제외한 지방 근무를 꺼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문묘순 교육원장은 "최근 몇 년간 저조했던 지원율이 올해도 나아지지 않았다"며 특히 "2세들을 교사로 유치하려 했는데 관심이 없는 것같다"고 말했다.
처우 뿐 아니라 계약기간이 1년 단위로 이뤄지는 것도 영어권 한인들을 끌어들이는 데 인센티브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원어민 영어교사에 대한 보수는 고용등급에 따라 차등 적용되며 ▲1등급(월 보수 210만원)은 초·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 또는 TESOL/TEFL 등 영어교육자격증 소지자로 공인기관에서 2년 이상의 교육경력이 있는 자 ▲2등급(월 보수 190만원)은 초·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 영어교육자격증 소지자, 석사학위 소지자 ▲3등급(월 보두 170만원)은 학사학위 소지자 등이다.
그러나 보수가 전액 원화로 지급되기 때문에 환율을 감안, 달러로 환산할 경우 월보수가 1,400-1,700여달러에 불과해 매력을 끌지 못하고 있다.
문 교육원장은 "2세들이 원어민 영어보조교사로 고국에서 근무할 경우 조국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면서 "내년부터 2세들에 대한 홍보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의 교육부는 원어민 교사 프로그램을 강화, 오는 2007년까지 원어민 영어교사를 4,000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한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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