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자이언츠가 휘청거리고 있다. 전혀 색깔 없는 야구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자이언츠는 올스타 휴가 직후 약체 콜로라도를 상대 3승1패를 기록, 상승세를 타는 듯 하다가 16일 D벡스와의 2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뒷심부족으로 5-3으로 석패, 선두에 복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날려버렸다.
올 자이언츠는 한마디로 특성없는 야구를 펼치고 있다. 하루 잘나가다가도 다음날 맥없이 미끌어진다. 투수력은 그렇다쳐도 작년같은 화끈한 타력이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버팀목 반즈가 상태 투수들의 기피현상으로 전혀 제 몫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홈런 28개. 리그 3위지만 공을 쳐낼 때보다는 4구로 걸어나가는 경우가 더 많다.
자이언츠는 현재 D벡스, 다저스 사이에서 샌드위치되고 있다. 버거운 원투 펀치, 잔슨·쉴링의 산을 넘는다해도 다저스라고 하는 만만치 않은 벽이 버티고 있다. 패넌트 찬스가 불투명하다.
자이언츠의 브라이언 세이빈 단장은 특별방안으로 텍사스의 케니 라저스를 데려올 방안을 강구중이다. 라저스는 현재 레인저스에서 10승5패, 방어율 3.39를 기록중이다. 그러나 올 자이언츠의 고민은 트레이드를 통한 대안 마련보다는 선수들이 기대이하의 성적을 내고 있다는 점이었다. 지난주만 해도 세이빈 단장은 자이언츠에서 트레이드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 바 있다. 자이언츠의 문제가 내부에 있다는 것을 갈파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선 18승 정도를 기대했던 러스 오티즈가 부진하다. 현재까지 6승6패. 승률 반타작이다. 방어율 그런대로 3.66. 타격만 조금 따라주면 후반기 반격은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나 타격이 작년같지 못한 것이 고민이다. 작년 자이언츠는 반즈가 홈런을 펑펑 쏟아내준 덕에 2번타자 오릴리아도 덩달아 홈런 37방, 타율 3할2푼4리를 기록했다. 그러나 반즈의 하락세와 함께 리치 오릴리아도 연일 헛 스윙, 현재까지 홈런 7방에 2할5푼7리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감독진을 실망시키고 있다.
특히 왕대포 반즈가 투수들의 극심한 기피현상으로 전혀 영양가없는 상징적인 존재로 둔갑해 버리고 말았다. 반즈를 뒷받침할 제프 켄트나 레지 샌더즈도 아직 이렇다할 폭발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베이지역 신문에서는 반즈 없이 패넌트도 없다는 기사를 실은 바 있다. 그만큼 반즈의 중요성을 반증하는 기사였다. 그러나 LA 다저스의 경우에는 대들보인 케빈 브라운을 부상으로 잃고 오히려 활력을 찾고 있는 중이다. 에이스를 잃자 간예, 노모등 별볼일 없는 투수들이 분발, 다저스는 현재 서부조에서도 가장 색깔 있는 야구를 펼치고 있다. 스타란 팀의 플러스 알파일 뿐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80년도 중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즈는 뛰어난 기동력과 감독의 작전을 중심으로 탄탄한 야구를 펼치던 팀이었다. 당시 자이언츠에는 거포 잭 클락이 있었으나 성적은 늘 하위에서 밑돌고 있었다. 그러나 잭 클락이 샌디에고를 거쳐 입단하여 크게 출세한 팀이 바로 세인트루이스였다. 당시 세인트루이스에는 헐샥이라는 감독이 있었고 그는 스타를 이용할 줄 아는 감독이었다. 그는 절대 잭 클락 한 명에 의존하는 야구를 펼친 적이 없었다. 늘 뛰는 야구와 자신의 용병술을 활용했다.
헐샥 감독은 잭 클락에 의존하기 보다는 잭 클락이 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선구안이나 기동력, 타율이 뛰어난 선수를 늘 잭 클락 앞에 두어 클락이 타석에 들어설 때면 주자들이 득실거렸다. 투수들은 항상 잭 클락을 부담스럽게 여겼고 잭 클락의 가치는 그만큼 상승할 수 밖에 없었다. 클락은 결국 자이언츠에서 는 별 볼일 없었으나 세인트루이스에서 크게 개화, 드디어 월드 시리즈까지 오른 뒤 명예롭게 은퇴했다.
올 자이언츠가 살 수 있으려면 아무래도 반즈가 죽어야 할 것 같다. 반즈가 없다는 각오로 새롭게 분발하지 않으면 패넌트도 없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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