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EAM’에 ‘I’는 없다
▶ 나만 괜찮으면 된다, 나는 쉰다. 그냥 던지기 싫어서, 나는 내 스타일이 있다. 듣기 싫다
올해 초 밥 브렌리 감독과의 갈등으로 한때 1주일 넘게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김병현(23·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또 다시 감독의 투수기용방법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하고 반발하는 상식 이하의 행동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김병현은 28일 홈 구장에서 벌어진 샌디에고 파드레스 전에서 팀이 4대2로 앞선 9회초 세이브 상황임에도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브렌리 감독은 김병현 대신 셋업맨 마이크 페터스를 마무리로 기용했으나 페터스가 부진해 2점을 내주고 동점을 허용하는 바람에 쉽게 끝낼 수 있는 경기를 연장까지 끌고 가는 생고생(?)을 했다. 평소라면 당연히 김병현을 투입할 상황이었는데 왜 그를 내보내지 않았을까.
경기 끝난 후 이유가 밝혀졌다. 김병현이 경기 전 브렌리 감독에게 하루 쉬게 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 그런데 왜 쉬겠다고 했을까. 본인 말에 의하며 ‘그냥 던지기 싫어서…’다.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이유. 뭔가 다른 불만이 있기 때문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 실마리는 바로 전날 경기에 있다. 브렌리 감독은 4대1로 앞선 9회초 선두로 왼손타자가 나오자 좌완 마이크 마이어스를 먼저 투입, 원아웃을 잡은 뒤 김병현을 투입했다. 바로 9회 시작과 함께 마운드에 올랐으면 잡을 수 있었던 세이브 기회가 사라진 것과 3점차 리드에서 클로저라는 자신을 믿지 못하고 좌완투수에 좌타자를 맡긴 감독에 김병현은 섭섭한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그는 마운드에서 여러차례 기분 나쁘다는 뜻의 제스처를 보이며 집중력이 떨어진 불성실한 투구로 일관, 2점을 내주고 동점 위기에 몰리는 등 졸전을 보였다.
브렌리 감독이 이에 대해 대노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브렌리 감독은 다음 날 경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병현의 불성실한 태도를 지적하며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팀의 스타선수에 대해 공개적인 질책을 하는 것은 메이저리그에선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지만 브렌리 감독은 불만을 거리낌없이 쏟아냈다. "마무리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으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특히 얻어맞았다고 던지기 싫어하거나 약한 모습을 보여주지 말아야 된다. 경험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정말 좋은 마무리 투수라면 어떻게 자신를 컨트롤하는 가를 배워야 하며 또 동료들에게 불쾌한 모습을 보여주어서는 안 된다"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승부를 책임지고 등판한 마무리 투수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흔들리지 않는 모습으로 동료들에게 신뢰감을 주어야 한다는 충고로 너무도 당연한 지적이다.
하지만 김병현은 감독의 충고를 받을 생각이 전혀 없는 듯 하다. 다음날 경기장에 나와 감독에게 그냥 던지기 싫다고 ‘통고’하는가 하면 감독의 불만을 전해듣자 "나는 내 스타일이 있기 때문에 (충고를) 무시할 것"이라고 답하는 등 수준 이하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즌 초에도 감독의 기용방식에 불만을 품고 "팀에 애정도 열정도 없다. 이젠 팀이 이기든 지든 관심 없다"는 선수로서 해괴한 발언을 내뱉었던 것을 보면 그동안 정신적으로 전혀 성장한 흔적을 찾아 볼 수 없는 유아독존의 유치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메이저리그를 호령할만한 재능을 가지고도 정신적인 미숙함으로 스스로 무한한 가능성에 제동을 거는 김병현의 모습은 한인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김동우 기자>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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