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덥다.”
여름의 한 중간.
요즘 기온은 화씨 80~90도를 웃돌고, 체감온도는 100도를 넘나들고 있다. 매일 매일 이어지는 더위, 무더위는 그야말로 ‘찜통더위’라 할 수 있다.
찜통더위는 찜통 속에 들어앉은 것처럼 찌는 무더위를 일컫는 말이다. 찜통은 찬밥·만두·고구마 등 음식을 찌는 데 쓰이는 들통을 말한다. ‘찜’은 찐다는 동명사이고 여기에 물건을 담는다는 한자 통(桶)을 엮어서 만든 말이다. 찜통 안에 사람이 들어가 앉을 수 없지만, 오죽 더웠으면 이런 표현이 나왔을까.
찜통더위와 비슷한 표현으로는 ‘한증막 더위’가 있다. 한증막 더위야말로 찜통더위보다는 훨씬 실감 있는 표현이라 할 수 있다. 한증이란 불을 때서 뜨겁게 단 한증막에 들어앉아 땀을 빼서 병을 다스리는 일이니, 담을 둘러 쳐 굴처럼 만든 한증막은 얼마나 뜨겁겠는가. 그러니 ‘한증막 더위’로 표현되는 날씨가 얼마나 무더울지는 불을 보듯 뻔한 일 아니겠는가.
몹시 더운 날씨의 표현으로는 또 뜨겁게 불볕(뜨겁게 내리쬐는 볕)이 내리 쬐는 심한 더위를 나타내는 ‘불볕더위’, 따갑게 내리쬐는 뙤약볕인 땡볕이 쏟아지는 ‘땡볕 더위’, 가마솥 속처럼 뜨겁고 숨막히는 더위를 뜻하는 ‘가마솥 더위’, 여름철의 가장 더운 기간인 삼복이 든 철의 몹시 심한 더위인 ‘삼복 더위’, 그리고 사람의 생명마저 빼앗아 가는 ‘살인 더위’ 등등이 있다.
한 여름 무더운 날이면 마음의 움직임인 심리변화가 심해진다고 한다. 기상요소 가운데 인간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기온이기 때문이란다.
미국의 한 심리학자에 따르면 높은 기온은 감정을 흔들어 놓는 동시에 공격적인 행동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다. 기온이 높을수록 공격적, 충동적 심리가 커지며 95도 이상이 될 때는 상해, 폭행사고가 늘어난다고. 습한 날씨는 우울증과 관련이 높은 것으로 연구되고 있는데,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에는 우울증 환자들이 평소보다 많이 정신병원을 찾는다고 한다.
또 저기압이 지나가는 날에는 학생들의 정서가 불안정해져서 학교생활에 실수가 많아지고, 벌을 받는 학생 수가 늘어난다. 이외에도 우울증의 가장 나쁜 결과라 할 수 있는 자살사건 역시, 흐리고 비가 오는 날에 증가한다는 것.
이와 달리 맑은 날씨는 기분을 좋게 하고, 특히 겨울철의 맑은 날씨는 사람들에게 적극적인 기분을 갖게 해준다고 한다. 또한 맑은 날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남을 잘 도와주려 하고 행동도 부드러워 진다고. 무엇보다도 맑은 날에는 서비스업 종업원들의 팁도 눈에 띄게 늘어난다고 하니 그만큼 손님들의 기분이 좋았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지 않은가.
범죄 역시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독일의 한 기후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수은주가 95도를 오르내리는 한여름 철에는 상해나 폭행처럼 사람의 신체 접촉에 관계되는 사건이 많고, 가을에서 겨울까지 기온이 점차 낮아질 때는 문서사기나 위조 같은 유형의 재산에 관계되는 지적인 사건이 증가한다고 한다.
미국의 사회학자인 덱스터 박사도 ‘추운 겨울에 사람의 행동은 소극적이 되는 반면 머리 회전이 좋아지고, 더운 여름에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감정이 쉽게 폭발해서 우발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처럼 날씨는 사람의 심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한여름의 더위는 심각한 사고도 유발시킨다고 하니 한인들 모두는 여름나기에 각별한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는 지금, 자기에게 맞는 나름대로의 ‘더위 사냥’ 계획을 세워봄은 어떨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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