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15일은 한국이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지 55주년. 강산이 변해도 다섯 번이나 변하고도 넘는 햇수이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세월은 많이 흘렀건만 우리네 생각이나 행동, 생활상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한국이나 미국 어느 곳을 가도 인구비율이나 한국인의 생활수준은 어느 민족 못지 않게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광복이래 지금까지 그 기쁨을 제대로 승화해서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일본으로부터 독립되고 나서 우리의 변천모습은 따지고 보면 부끄럽기 그지없다.
광복 이후 한국은 한동안 사회질서가 혼란하고 어지러웠다. 지금의 사회상이나 정치상도 그 때와 다를 바가 없이 혼란스럽다. 아니 오히려 그때는 순수하기나 했지 지금처럼 더러움에 물들지는 않았었다. 미국의 한인사회도 이민 연조가 길어질수록 더 혼탁해지고 있다.
먹고 사는 수준은 50여년 전과 비교해서 월등하게 높아졌는데 생각하는 것이나 의식수준은 도리어 그때보다 더 퇴보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광복은 일본으로부터 우리가 자주적으로 독립을 쟁취한 것이 아니다.
이집트의 카이로 회담에서 2차 대전 전후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자유중국의 장개석 총통이 한국을 독립시켜야 한다는 발언을 함에 따라 얻어진 결과이다. 말하자면 타국에 속박돼 있는 상태에서 남의 나라의 도움으로 자주국가가 된 셈이다.
그런데도 지금 우리는 해방됐다며 마치 우리의 힘
으로 독립한 양, 매년 8월15일만 되면 경축할 줄만 알지 우리 스스로 반성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는 분위기다. 제3국이 우리를 해방시켜준 유래를 가지고 있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과연 무엇일까. 우리 국토, 우리 국민, 우리 커뮤니티를 우리 스스로가 힘 합쳐 발전시켜 나가야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국내외 어디를 보아도 한국인이 있는 곳에는 너 죽고 나 살자 식의 혈전이 전개되고 있다. 국내만 해도 선거를 앞두고 정치계를 보면 ‘민주당’ ‘한나라당’이 눈만 뜨면 서로 잡아먹겠다고 트집이고 싸움질이다. 어디를 보아도 이들에게서 건전한 정책대결이라는 건 구경하기 어렵다. 바람 잘날 없다는 말과 같이 툭하면 병풍, 역풍, 장풍 등의 바람만 거세게 불고 있다.
사회는 구석구석 부패, 썩는 냄새가 진동하고 정치판은 온통 사투로 범벅일 뿐이다. 공존이란 단어는 어딜 가도 찾아보기 어렵다. 지도자란 인물들은 어떡하든 상대방 약점만 들추어 흠집을 낼까 하는 것에 정신을 쏟고 있다. 정치권이 마치 진흙 밭에서 개가 뒹구는 이전투구 식 형상이다.
이런 양상은 미주 한인사회에서도 크게 다를 바 없다. 남을 시기하고 모함하고 패거리를 짓고 동족의 가게 죽이는 일은 다반사로 벌어진다. 6.25 이후 세계 1위를 차지하던 고아수출은 여전하고 사기, 매춘, 밀수, 위조제품 생산 같은 파렴치한 범죄에 한인이 안 끼어 있는 곳이 드물다. 심지어는 공짜로 먹을 것이 있으면 거짓말을 해서라도 끼이려고 한다.
정부에서 주는 SSI, 소셜시큐리티 베네핏, 푸드 스탬프 건 무엇이든 한푼이라도 더 받아내려고 아우성이다. 그러면서도 그 돈을 왜 주는지, 어디서 주는지 아는 바도 없고 알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저 한 푼이라도 더 오면 좋은 거고, 덜 오면 분해하며 가슴을 친다.
이제는 한국도 박정희 대통령 때 춘궁기를 면하기 위해 벌인 새마을 운동을 시작으로 이어진 기간산업의 발달로 국민들의 궁핍함이 많이 사라졌다. 덕분에 한 집에 자가용이 두 세대인 집도 많고, 세든 사람, 빚을 지면서까지 차를 갖고 있을 정도로 문화수준도 높아졌다.
미주 한인사회도 시간이 흐르면서 열심히 일한 덕택에 미국인들도 놀랄 정도로 경제기반을 굳히고 있다.
작금의 세계사는 국제연합이 눈을 부릅뜨고 있어 어떤 나라 건 일방적인 약육강식의 희생물이 되지는 않는다. 국토나 신분의 침범에 대한 위험은 이제 격감한 상태이므로 내치만 잘하면 한국도 얼마든지 안전하게 잘 살 수 있다. 미주동포사회는 특히 더 좋은 여건이다.
우리 자신들만 어디서건 오손도손 힘 합쳐 살아가면 모든 것이 번영이고 도약이다. 해방을 맞은 지 반세기가 넘었으면 우리의 의식도 이제는 그만큼 바뀔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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