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아가기 위하여 일을 하는 직업에는 여러가지가 있으나 그 나름대로 모두 세상에서 필요로 하는 직업들이다.
농부가 씨를 뿌려 곡식을 수확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의 식생활을 해결해 주고, 옷감을 만들고 천을 재단하여 옷을 만드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의복을 공급해 준다. 병을 고쳐주는 의사, 머리를 깎아주는 이발사, 거리를 깨끗하게 치워주는 청소부 등 어느 것 하나 필요하지 않은 직업은 없다.
이 직업들은 모두 다른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일을 함으로써 사회에 기여를 하는데 그 기여도에 따라 보수를 받게 된다.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이 그 직업을 통해 많은 사람을 도와서 사회에 기여를 많이 하면 많은 보수를 받게 되며 그렇지 않으면 반대로 보수를 적게 받게 된다.
큰 회사의 CEO들이 엄청난 보수를 받는 것은 그 회사의 기여도에서 CEO의 비중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의 갑부인 빌 게이츠가 우연히 갑부가 된 것은 아니다.
현대 생활을 지배하는 PC와 PC의 운영체계인 윈도우즈를 인류에게 선물한 기여의 대가인 것이다.그러므로 사람들은 보수를 많이 받기 위해 남을 위한 기여도를 높이려고 노력한다. 공부를 많이해서 지식과 기술로 기여도를 높이려고도 하고 일하는 시간을 늘려 기여도를 높이기도 한다. 한 시간 더 일하면 그만큼 임금을 더 받을 수 있고 일주일을 더 일하면 그만큼 더 수입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직업에 따라 육체적으로 더 힘든 일도 있고 더러운 것을 취급하는 일도 있다. 그러나 직업을 통해 남을 돕고 사회에 기여한다는 점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은 옳은 말이다.
그러나 남을 돕고 사회에 기여하는 방법이 아니라 남을 해치고 사회를 망쳐서 돈을 버는 방법도 있다. 남의 돈을 빼앗고 훔치는 강도와 도둑, 폭력으로 남을 갈취하는 깡패, 다른 사람을 패가망신시키는 마약장사가 그런 것들이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돈을 벌어들이는 일을 직업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돈을 버는 것을 직업이라고 하지 않는다. 그것은 범죄라고 한다.
그런데 직업도 아니고 범죄도 아닌 또 다른 돈벌이 방법이 있다. 남에게 돌아갈 이익이나 사회에 돌아갈 이익을 교묘하게 중간에서 가로채는 방법이다. 편법, 탈법, 부정 등이 바로 그것이다.
겉으로는 범죄같이 보이지 않으나 내용적으로는 범죄나 다름없다. 범죄가 다른 사람과 사회에 직접적으로 해를 끼친다면 이러한 편법과 탈법, 부정은 간접적으로 해를 끼치는 행위이다.
최근 한국에서 실시된 2명의 총리 지명자에 대한 청문회에서 한국 지도층의 이러한 편법, 탈법, 부정행위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그들은 겉으로는 대학 총장, 언론사주 등 그럴듯한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 직업을 통해서 보다는 다른 편법과 탈법, 부정으로 재산을 축적하고 이익을 도모했던 것이다. 가면을 쓰고 사회에 해를 끼치는 일을 해왔던 것 이다.
사람들은 이런 현상을 사회지도층의 모랄 헤자드, 즉 도덕적 해이라고 개탄하지만 실은 도덕적 해이가 아니라 한국에서는 개인적 능력의 주요한 일부가 되어 있는 상황이다. 한국에서 정당한 보수만 받을 줄 밖에 모르는 사람은 사회적으로 무능한 사람 대접을 받을 뿐 아니라 가정에서 조차 무능한 가장이 되기 십상이다.
이런 환경에서 출세의 사닥다리를 기어올라가기 위해서는 남보다 더 많은 돈을 벌고 더 많은 이익을 챙겨야 하겠기에 철저히 가면을 쓴 위선자가 된다. 겉으로는 모범적인 시민이고 직업인이지만 속으로는 편법, 탈법, 부정을 가리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이 출세를 하는데 그래서 ‘억울하면 출세를 하라’는 유행가 가사도 있다.
애당초 총리지명자의 도덕성이 문제되어 다른 지명자를 냈는데 그 사람도 벗겨보니 똑같은 문제가 터져 나왔다. 고르고 골라서 내놓은 사람이 그 정도라면 다른 사람들은 어떠할까.
모두 가면을 쓴 위선자들이란 생각에 이르게 된다. 이런 사람들처럼 가면을 쓰지 않고 남의 이야기로 하면서 살 수 있는 우리들은 그나마 다행이 아닐까.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