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매는 더욱 날씬해졌고 입가의 미소에서는 장난끼가 한층 가셨다.
부상으로 3개월 동안 코트를 떠났던 ‘알프스 소녀’ 마티나 힝기스가 복귀, 여자 테니스계의 초점을 모으고 있다.
왼쪽 발목 수술을 받고 재활에 들어간 지난 5월과 비교할 때 현재의 테니스계는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윌리엄스 자매의 테니스에 대한 욕심이 줄어든 것도 아니고 제니퍼 카프리아티가 훈련을 게을리하는 것도 아니다.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차세대 선수들의 열기는 더욱 뜨겁다.
"내가 코트를 떠난 동안 경기는 속도감이 더욱 배가된 것처럼 보인다. 어쩌면 내가 조금 느려진 것인지도 모른다"
미소를 짓지만 그 속에는 일종의 체념이 섞여 있었다.
불과 9개월 전 세계 랭킹 1위를 고수하고 있었던 힝기스는 1990년대 후반에는 무적이었다. 힝기스는 파워를 앞세운 선수들을 무력화하는 명석한 두뇌플레이의 명수였다.
그러나 비너스와 세레나 윌리엄스 자매 혹은 카프라이티의 범실을 기다려 승리를 낚는 시대는 사라졌다. 정신력에서 뒤졌던 힝기스의 적수들은 근래들어 눈에 띄게 강세를 보이고 있다. 메이저 대회 결승에 이르는 힝기스의 길은 더 이상 순탄하지 않다.
"다른 선수들의 향상된 경기 집중력이 그 동안의 가장 큰 변화라고 볼 수 있다. 더 이상 공짜는 없는 것같다"
그러면 힝기스는 험난해진 환경속으로 왜 다시 복귀했을까. 다섯 개의 메이저 대회 우승과 1,800만달러의 상금을 갖고 남자 친구인 프로 골퍼 세르지오 가르시아를 따라 골프코스를 누비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그러나 힝기스가 금년 봄 코트를 떠난 것은 강적들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 아니라 건강 때문에 내린 결정이었다.
"그 동안 엄마와, 그리고 에이전트와 많은 얘기를 나눴다. 금년 왼쪽 발목 수술을 받기 전 작년 10월에는 오른쪽 발목 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두 번씩이나 받으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할 수 없다. 재기를 위해 최선을 다하면 나이가 아직 스물 한 살로 젊기 때문에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자신하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는 ‘만약 잘못되면 어쩌나’하는 두려운 생각이 있었다"
수술에 앞서 한 의사는 힝기스의 테니스 인생이 끝날 수도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었다. 그러나 수술 몇 주 후 힝기스는 다시 코트에 섰다. 엄마와 코치 멜라니 몰리터가 날리는 공을 절뚝거리며 리턴했다. 얼마 후 힝기스는 수술 전의 기동력과 파워로 다시 라켓을 휘두를 수 있었다.
첫 번째 발목 수술을 받은 후 테니스 시즌이 끝나면서 힝기스는 다른 선수들과 같이 겨울 동면에 들어갔다. 시즌이 새로 시작할 때 힝기스는 항상 다른 선수들보다 빠르게 출발한다. 금년 시즌 개막전인 시드니 대회에서 힝기스는 우승을 거뒀다. 그리고 제일 먼저 열리는 그랜드 슬램 대회인 호주 오픈에서 결승에 올랐다. 3년만에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우승을 눈앞에 두었던 힝기스는 네 번의 매치포인트를 허비하면서 결국 카프리아티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힝기스의 전성시대는 끝난 것일까. 호주 오픈 결승전을 지켜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힝기스를 배제할 수는 없다. 힝기스가 여자 테니스계를 석권할 때 그는 전략면에서 최고수준이었다. 그 감각을 되찾을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강타를 주무기로 하는 파워히터를 요리할 선수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힝기스다"
베테런 선수 리사 레이먼드는 말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