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로 무너진 월드트레이드센터 재개발 방안은 유가족과 시당국, 주민, 상인 등 이해 당사자들끼리 논란이 계속되고 있어 연말까지 최종 결정이 미뤄진 상황이다.
가장 큰 쟁점은 추모시설. 유족들은 16에이커(6만4,750㎡)에 이르는 ‘그라운드 제로’는 사상 최악의 테러 참사를 낳은 장소인 만큼 추모시설이 재개발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세계 경제의 중심부로서 로어 맨하탄의 위치와 역할, 게다가 110층짜리 쌍둥이 빌딩과 주변 건물들의 붕괴로 사라진 1,300만 평방 피트 규모의 사무실 공간 부족을 우려한 사람들은 대형 오피스 건물의 신축을 지지하고 있다. 심지어 조지 파타키 뉴욕주지사와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 간에도 서로 생각이 달라 연말까지 논쟁이 계속될 전망이다.
파타키 주지사는 유족들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고 블룸버그 시장은 월드트레이드센터 건물이 들어섰던 자리만 추모시설에 할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미 지난 7월 중순 뉴욕시는 재개발을 위한 6가지 안을 발표했으나 모두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비판이 일자 전세계 건축가들을 상대로 설계 공모를 계속하고 있다.
당시 발표된 6개안은 부지의 30~70%를 추모 공원 등으로 조성하고 나머지 자리에 110층보다 낮은 빌딩들을 여러개 건설하겠다는 계획들이었다. 특히 이중 4개안은 트윈 타워 자리에는 아무 건물도 짓지 않고 공원 형태의 영구적 추모 장소를 마련하겠다는 설계안을 제시했다.
최근에는 바이어 블라인더 벨 회사(Beyer Blinder Belle Architects & Planners)가 16에이커의 부지에 4에이커를 공원으로 조성하고 나머지에 80층 짜리 1개, 66층과 50층짜리 건물 2개씩, 모두 5개의 타워를 짓는 안을 제시해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지난 7월에 발표된 6개안들도 계속 수정안이 제시되고 있어 앞으로 재개발이 어떤 방향으로 이뤄질지 가늠하기
어렵다.
특히 최근에는 월드트레이드센터와 월드파이낸셜센터를 가로지른 웨스트 스트릿을 지하 터널로 만들고 지상에 공원을 조성해 인근 배터리팍과 연결시키자는 의견이 제시돼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또 월드트레이드센터 건설 이전에 맨하탄 남북을 잇는 주요 도로였던 그린위치 스트릿을 이번 기회에 다시 연결해 로어 맨하탄의 교통 소통을 원활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따라서 ‘그라운드 제로’ 개발 계획은 쌍둥이 빌딩 자리에 추모 시설과 박물관, 그리고 1, 2개의 문화공간이 조성되고 나머지에 110층보다는 작은 대형 오피스 타워를 여러개 건설하는 방안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뉴욕시와 관계자들은 유가족 등의 주장대로 추모공원과 문화공간을 조성하고 남은 자리에 1,100만 평방 피트에 달하는 오피스 공간과 60만 평방 피트의 비즈니스 구역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라는 두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라운드 제로 재개발을 맡고 있는 로어 맨하탄 디벨럽먼트사(LMDC; Lower Manhattan Development Corp.)는 공청회 등을 거쳐 여론을 최대한 수렴해 연말까지 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장래준 기자>
jraju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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