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라운드 제로 애도 물결...한인사회 별도 추모식
9.11 테러로 억울하게 숨져간 희생자들의 영령이 추모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그라운드 제로를 찾아온 것일까.
중국계 첼리스트 요요 마씨가 연주한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 5번이 구슬프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테러 1주기 행사가 열린 맨하탄 그라운드 제로에는 일진광풍이 불어 그동안 쌓였던 먼지를 일제히 하늘로 솟구치게 만들었다.
테러범들에 의해 공중 납치된 여객기 두 대가 맨하탄의 마천루를 대표하던 월드트레이드센터에 충돌해 110층 건물을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든 지 정확히 1년이 지난 9월11일. 첫 번째 여객기가 충돌한 시간인 오전 8시46분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이 묵념을 발표하면서 추모행사가 시작됐다.
블룸버그 시장은 "오늘 또다시 우리는 슬픔에 잠긴 나라가 됐다. 우리는 오늘 또다시 우리의 마음과 기억 속에 깊게 새겨진 희생자들의 넋을 기린다"고 애도했다. 이미 새벽 0시께 백파이프와 드럼을 앞세우고 맨하탄, 퀸즈, 브루클린 등에서 출발해 그라운드 제로에 도착해 있던 수천명의 뉴욕경찰과 소방관들 그리고 유족들은 성조기와 희생자 영령, 꽃다발을 들고 일제히 오열했다.
루돌프 줄리아니 시장이 고든 아모스(Gordon Aamoth·당시 32세)씨를 시작으로 알파벳 순으로 2,801명의 희생자 이름을 하나씩 불러가기 시작했고 콜린 파월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희생자 유가족 등이 차례로 뒤를 이었다.
희생자 중 알파벳 마지막 성씨인 이고 주켈맨(Igor Zukelman·당시 29세)씨를 호명할 때까지 3시간 가까이 진행된 이날 추모 행사는 오전 9시3분 두 번째 비행기가 충돌했을 때와 9시59분 첫 번째 타워가 붕괴된 시간에 잠시 중단됐고 두 번째 타워가 붕괴된 10시30분께 끝이 났다.
W 부시 대통령은 오후 늦게 뉴욕에 도착, 그라운드 제로 현장을 둘러보고 현장에서 만난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테러 1주기 추모행사는 뉴욕시에서만 열린 것이 아니다. 다른 두 대의 여객기가 추락한 워싱턴DC와 펜실베이니아에서도 별도의 추모 행사가 마련됐고 세계 각국에서도 억울하게 테러로 죽은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한인사회도 추모행사를 별도로 열었다. 낮 12시 맨하탄 한인회관서 김평겸 9.11한인유족회장을 비롯해 유가족 20여명과 한인회 관계자 등 6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추모식이 진행됐다.
이날 추모식에는 뉴욕한인교회협의회장 황경일 목사, 불교사원연합회 부회장 서천 스님, 미동부 천주교사제협의회장 천광성 신부 등이 참석해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뿐만 아니라 맨하탄 한인타운을 비롯해 플러싱 등의 주요 한인 업소들도 성조기를 걸거나 조의를 표하는 리본을 달고 영업을 하는 등 한인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테러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번 고취시키기도 했다.
<장래준 기자>
jrajun@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