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 전철이나 버스에 올라탔을 때 귀에 익지 않은 외국어로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들을 보게 되면 우리는 흔히 짜증 섞인 표정으로 그들에게 시선을 내리꽂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면서도 정작 우리 한인들의 한국말 소리 때문에 타민족 사람들이 짜증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은 쉽게 망각하는 듯하다.
얼마 전 한 행사장을 찾았을 때였다. 주최측은 주류사회 대형업체였지만 행사의 성격상 참석자의 80%가 한인이었고 나머지는 특별 초청된 관련업계 외국인 주요인사였다.
행사를 앞두고 한인들이 점차 자리를 메워가면서 행사장 안은 시끄러워져갔고 오랜만에 만난 사람끼리 인사를 나누며 대화하느라 모두들 분주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다지 나무랄 데 없이 자연스러운 광경이었다.
소란한 와중에 갑자기 한 외국인 여성이 양쪽 귀를 손으로 틀어막고는 참다못해 짜증난 목소리로, 작지만 아주 강하게 "Please! Please!"를 연발하며 머리를 넌더리 치듯 뒤흔드는 모습을 목격했다.
그녀의 양쪽에 앉았던 한인여성과 뒷줄의 여성까지 서너 명이 그녀의 머리를 사이에 두고 둘러서서 박장대소하며 큰소리로 웃고 떠들기를 반복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그 여성이 몸부림을 쳤던 것도 잠시. 한인여성들은 이에 아랑곳없이 계속해서 큰 목소리로 대화를 주고받았다. 조용히 제자리에 앉아 소곤거리며 얘기하는 외국인 초청인사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단편적인 실례를 들긴 했지만 외국인 친구들의 얘기를 빌려봐도 한국인들의 말소리는 마치 싸우는 것 같다고 한다. 얼굴에 웃음도 적지만 목소리의 높이가 일단 고음인 편이고 말소리도 꽤 크다. 또한 말하는 속도도 무척 빠를 뿐 아니라 손짓도 흡사 서로 싸움질하는 것 같이 보인다는 것이다.
언제부터인지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것을 철칙처럼 믿고 살아온 탓일까? 솔직히 공개적인 장소 또는 공공장소에서 유독 한인들의 목소리는 귀에 충분히 거슬릴 정도로 시끄러워 주위의 이목이 집중될 때가 많다. 남을 배려하지 않은 무례하고 품위 없는 행동이 아닐 수 없다.
한인의 이민역사도 100주년을 맞는 이때, 이제는 한인들도 성숙해 가는 이민역사에 맞춰 목소리 볼륨을 품위 있게 낮춰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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