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의 계절’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잠수함 투수 김병현이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 줄까.
메이저리그(ML)에는 현재 김병현,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 김선우(몬트리올 엑스포스), 최희섭(시카고 컵스), 봉중근(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등 한인 선수 5명이 뛰고 있다. 그밖에도 조진호, 이상훈 등 꽤 많은 한국선수들이 정규시즌 무대를 거쳐갔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의 진검 승부를 경험해본 한인 메이저리거는 올 시즌이 지나도 김병현 단 하나로 그것마저 월드시리즈 사상 최악의 악몽이었다. 비록 동료들의 선전으로 기사회생, 모든 선수들의 일생소원인 우승반지를 손가락에 끼었지만 그에게는 별로 되새기고 싶지 않은 기억임이 틀림없다.
플레이오프는 다르다. 정규시즌과는 차원이 다른 경기다. 따라서 큰 경기에 강한 ‘승부사’는 따로 있다. 돌이켜보면 김병현은 지난해 첫 테스트에서 2경기 연속 역전 홈런을 맞고 “불쌍하다”는 소리만 들었고, 박찬호는 통산 89승 중 “의미 있는 승”이 거의 없는 것이 차가운 현실이다. 냉정하게 보면 팀이 플레이오프 레이스에서 제외된 뒤에서야 불이 붙어 올린 승수가 대부분이라 해도 할말이 없다.
‘투수왕국’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비난받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지난 10년 연속 디비전 챔피언에 오르면서 월드시리즈 우승은 단 1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랜디 잔슨의 연봉 패키지가 ‘1억달러의 사나이’ 케빈 브라운(LA 다저스)의 절반밖에 안 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당시 정규시즌 성적은 잔슨이 훨씬 화려했지만 브라운은 플레이오프에만 오르면 잔슨을 압도하며 플로리다 말린스에 이어 샌디에고 파드레스를 잇따라 월드시리즈로 끌어올렸던 리그 최고의 ‘승부사’로 평가됐기 때문 이다.
잔슨은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2승에 1세이브를 올리며 아침 일찍 활짝 폈다 금새 시들어버리는 ‘모닝 글로리’의 딱지를 뗐다. 올해는 김병현의 차례다.
이 규 태<특집 1부>paulk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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