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츠는 내가 가르쳐준 것 밖에 몰라
“그 친구는 내가 가르쳐준 것밖에 몰라∼”
‘오펜스의 천재’로 불리는 제자를 보고 스승이 웃는다. 3년전 수퍼보울 우승직후 세인트루이스 램스의 사령탑에서 밀려난 ‘스승’ 딕 버밀 감독(66)이 캔사스시티 칩스에서 다시 성공시대를 연 반면 그를 밀어낸 ‘수석제자’ 마이크 마츠(51)는 날이 갈수록 실망만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램스는 지난 99년 버밀 감독이 팀을 맡은지 3년만에 구단 사상 첫 수퍼보울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그러나 램스는 ‘지상 최고의 쇼’(The Greatest Show on Earth)로 불린 활화산 오펜스의 저자라고 오펜시브 코디네이터였던 마츠에 관심이 집중돼 곧 딜레마에 빠졌다. 버밀 감독은 이미 정부로부터 소셜 시큐리티 체크를 받을 나이인데 주가가 폭등한 마츠는 다른 팀에서 감독직만 제시하면 팀을 떠날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램스는 배은망덕하게 우승 감독을 거의 강제로 은퇴시킨 뒤 마츠에 지휘봉을 쥐어줬다.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에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주고 MVP 러닝백 마샬 포크를 영입하는 등 버밀 감독이 만들어 놓고 간 램스는 그 뒤에도 3년 연속 우승후보 0순위로 꼽혔다. 그러나 마츠는 2년 연속 우승에 실패했고 올해는 더욱 가망이 없어 보인다. 램스는 지난 2월 수퍼보울 준우승을 클라이맥스로 올해는 4연패로 디비전 바닥을 훔치고 있기 때문이다. 올 프리시즌 시범경기까지 합치면 무려 9연패를 기록중이다.
마츠 감독의 전략은 이제 다른 NFL 감독들이 이미 다 풀어버린 숙제다. 더 이상 놀라울 것도 두려울 것도 없다. 램스 오펜스는 평균득점이 고작 15.2로 리그 랭킹이 26위에 불과하다. NFL 최고 러닝백 포크가 있음에도 불구 러싱 오펜스가 게임당 76.5야드로 꼴찌에서 5번째로 추락한 모습이 초라하기 짝이 없다. 마츠 감독은 또 고집불통에 건방진 태도로 가는 곳마다 인심을 잃어 그의 어깨를 두들겨주는 동료 감독조차 없다고 한다.
반면 “아이 러브 유 가이스”를 흐느끼며 눈물을 뚝뚝 흘리기로 유명한 ‘감정파’감독 버밀은 칩스를 맡은지 2년만에 또 다시 폭발적인 오펜스를 만들어 냈다. 칩스는 올해 게임당 401.2야드로 토탈 오펜스 3위, 러싱 오펜스는 169.2야드로 전체 2위에 랭크돼 있다. 버밀 감독이 볼티모어 레이븐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러닝백 프리스트 홈즈는 438 러싱야드를 뜯어내며 188야드에 불과한 포크를 압도하고 있다. 이만하면 누가 진짜 ‘오펜스의 천재’인지 뚜렷하게 드러난다. 램스는 고장나지 않은 것을 고치는게 아니었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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