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꽃섬’(Flower Island·2001)-거리에서 사는 틴에이저와 가족으로부터 쫓겨난 어머니 그리고 암으로 죽어 가는 젊은 가수 등 절망의 벼랑 끝에 매달린 세 여자가 함께 모든 고통과 걱정을 잊게 해준다는 신비의 섬을 찾아가는 로드 무비. 우울하고 암담하게 시작되는 영화는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따뜻하고 감동적인 분위기를 갖춰간다. 송일곤 감독의 데뷔작으로 부산영화제서 1등상 수상. 임유진, 서주희, 김혜나 주연. 110분.
◆12일
▲‘낙타(들)’(Camel(s)·2001)-초미니멀 아트 작품. 제목은 이성복의 시에서 얻은 것으로 생존과 피곤을 뜻한다. 국수 종류를 좋아하는 중년의 유부녀와 생선을 좋아하는 중년의 유부남이 우연히 만나 충청도 해변마을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얘기.
둘이 함께의 진정한 과거도 또 미래도 없는 피곤하게 고독한 두 남녀가 저녁에 맥주 마시고 생선회 먹고 노래방에 갔다가 모텔에 들러 섹스하고 밤참으로 비빔국수 먹고 이튿날 아침 생선찌개를 먹고 상경한다. 디지털 비디오로 찍은 흑백촬영과 음향효과가 인상적인 사실적인 작품이다. 박기영 감독. 이대연, 박명신 주연. 91분.
▲‘와이키키 브라더스’(Waikiki Brothers·2001)-죽마고우들인 시골친구들이 클럽밴드를 조직해 도시클럽을 전전하나 가라오케 등 신기술에 밀리면서 몰락, 고향으로 돌아오나 한 번 떠난 고향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혹독한 진실을 깨닫게 된다. 급변하는 한국사회의 일상을 유모와 통찰력으로 살펴본 좋은 작품. 이얼, 박원상, 황정민 주연. 임순례 감독. 105분.
◆13일
▲‘박하사탕’(Peppermint Candy·2000)-정장한 40세의 용호가 자살하는 장면으로 시작되면서 이야기는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용호의 삶이 어떻게 해서 빗나가고 말았는가를 에피소드식으로 보여준다. 거꾸로 가는 에피소드가 이어지면서 관객은 용호의 삶을 점점 더 잘 이해하게 되는데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장면은 물론 이야기의 시작이다.
용호의 몰락은 혼란한 사회의 부산물이자 자신의 과오라는 것이 밝혀지는데 에피소드식 구성이 뛰어난 것은 감독 이창동이 작가 출신이기 때문인 듯. 설경구, 문소리, 김여진 주연. 129분.
◆22일
▲‘집으로’(The Way Home·2002)-실직한 여인이 초등학생 아들을 여름방학 동안 산골마을의 어머니 집에 맡기면서 일어나는 할머니와 손자의 관계. 도시 아이인 버릇없는 손자를 호호백발의 말 못하는 할머니가 정성껏 돌보면서 서서히 소년의 가슴에 할머니에 대한 애정이 영근다. 한국서 빅히트한 아늑한 영화로 할머니역의 김을분은 비배우다. 유승호 공연. 감독 이정향(스케줄이 허락하면 이날 참석). 85분.
◆26일
▲‘생활의 발견’(Turning Gate·2002)-연극에서 영화로 무대를 옮기는 과정에 있는 젊은 배우 경수가 부산 고향을 방문하기 전 춘천과 경주에서 각기 두 여자를 만나 짧은 관계를 맺는다. 경수는 먼저 춘천의 선배를 찾아갔다가 선배의 무용가 애인과 관계를 맺고 떠난다. 그는 이어 기차에서 만난 대학교수의 젊은 부인을 따라 경주에서 내려 이 여인과 관계를 맺는다. 관계의 불확실성과 급변하는 사회속 일상의 불만을 그린 영화로 막힘 없는 이야기 진행과 화면구성이 훌륭하다. 감정적이면서도 차분한 이지를 갖춘 수작. 김상경, 추상미, 예지원 주연. 홍상수 감독. 114분.
제임스 브리지스 극장은 UCLA 캠퍼스 북동쪽 코너에 있다. 7달러. 학생과 시니어 5달러. 주차는 Lot 3(7달러). 310-206-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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