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수록 잘 팔린다(?).’
불경기가 오랫동안 계속되면서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은 가벼워졌지만 오히려 큰 물건이 더 잘 팔리는 경우가 있다. 이유는 두 가지. ‘대량 구매하면 결과적으로 더 싸게 산다’는 이점과 요즘 품질이 크게 개선돼 ‘이왕 사려면 큰 게 좋다’는 소비 심리 때문이다.
결론적으로는 두 가지 이유 모두가 ‘인간은 경제적 동물이다’라는 법칙과 일맥상통한다. 결혼 시즌과 함께 가전제품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는 80가전자에서는 올 들어 40인치 이상의 대형 TV를 찾는 고객들이 많아졌다. 과거 27인치 또는 32인치가 주로 팔렸지만 최근에는 판매 품목이 40인치 이상으로 커졌고 55, 57인치 TV도 꽤 팔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올해는 월드컵이 열리면서 대형 TV 구매가 크게 늘었는데 대당 2,000달러 정도인 55인치 TV등이 인기를 끌어 불경기를 무색케 했다. TV와 함께 필수 가전제품인 냉장고의 경우 과거 18큐빅을 주로 사갔지만 요즘에는 700달러대의 20큐빅으로 판매 제품이 대형화됐다.
새턴전자의 윤태경 사장은 "불경기여서 당장 금전적으로는 부담이 되지만 나중에 제품을 바꾸는 것보다는 장기적으로 이익이라는 판단에서 큰 제품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컴퓨터 모니터도 점차 커지고 있다. 뉴저지 세이프넷의 연인철 대표는 "80년대 말 12인치 모니터가 주종을 이뤘는데 꾸준히 커져 95년 이후부터는 17인치 모니터가 히트를 쳐왔다"며 "더구나 지난해부터 액정 모니터 쪽으로 선호가 바뀌면서 더욱 대형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세이프넷에 따르면 브라운관(CRT) 17인치와 액정 모니터 15인치는 구조 때문에 크기가 비슷한데 지난 4, 5월부터는 17인치 액정 모니터가 잘 팔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액정 모니터 17인치는 CRT 19인치와 비슷한 크기다.
연 대표는 "화면이 클수록 가격은 비싸지만 대형화와 편리함 때문에 소비자들이 큰 모니터를 찾는다"며 "18, 22인치 모니터도 꽤 팔리고 있다"
고 말했다.
식품점에서도 과거 업소용으로 개발된 큰 봉지 스낵들이 인기다. B스낵의 경우 75그램 1봉지에 79센트를 받지만 400그램 1봉지는 1.49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무게는 5배가 차이가 나지만 가격은 2배밖에 안돼 훨씬 이득이다.
또 한인 마켓에서는 고객들을 많이 유치하기 위한 미끼 상품으로 큰 봉지 스낵들을 절반 가격에 세일하는 경우도 많아 소비자들에게 인기다. 한양마트에서는 새로 나온 111그램 짜리 컵라면이 기존의 75그램짜리 제품을 능가할 정도다.
한아름마트를 찾은 김모(25·여·회사원)씨는 "포장기술이 잘 발달돼 큰 봉지 스낵을 사도 한참동안 먹을 수 있다"며 "요즘 같은 불경기에 조금이라도 돈을 아낄 수 있는 절약 방법이 아니겠어요"라고 말했다.
<장래준 기자>
jraju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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