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리웃 ‘래프 팩토리’ 한인 입양아 출신 코미디언 에이미 앤더슨
성장스토리등 신변잡기 소재 익살
‘아시안 인베이전’ 사회맡아 인기
마가렛 조 뒤이을 ‘준비된 재목’
검은색 커트 머리, 쌍꺼풀 없는 기름한 눈, 밋밋한 작은 코, 아담한 키에 마른 몸집... 그러나 누구보다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할리웃의 ‘래프 팩토리’(The Laugh Factory)에서 매주 토요일 ‘아시안 인베이전’(Asian Invasion)의 사회를 보는 에이미 앤더슨(30). 한인 입양아 출신 코미디언이다.
지난 5~6년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TV광고 및 코미디에 출연하며 인정받아온 그녀는 1년 전 활동무대를 LA로 옮겨 최근 할리웃 연예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임프로브’와 ‘코미디 스토어’ 등 할리웃과 패사디나의 이름 있는 코미디 전용극장에서 공연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7월부터 ‘아시안 인베이전’의 사회를 맡게 됐으며 11월에는 시애틀에서 열리는 ‘국제 코미디 경연대회’에 전국에서 뽑힌 30명의 코미디언 중 하나로 참가하게 된다. 내년에는 미 대학 공연단체인 NACA를 통해 각 대학에서 코미디 쇼도 계획하고 있는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토대로 한 TV 쇼도 준비중이다. 또 얼마 전에는 휴렛 패커드 광고에 출연, 현재 이 광고가 미 전역에 방송 중이다.
“지금까지는 마가렛 조나 헨리 조 이외에는 그렇다할 동양인 코미디언이 없었지만 최근 몇 년간 재능 있는 동양인 코미디언이 속속 발굴되고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이들 중 과반수가 한인이라는 점이지요. 한국계 코미디언들끼리 한국사람들이 유독 ‘웃기는 유전인자’를 가진 게 아니냐고 농담할 정도랍니다”
에이미는 태어난 지 5~6개월만에 당시 노스웨스트항공사의 조종사였던 스웨덴계 미국인 아버지와 인디안계 백인 어머니에게 입양됐다. 어머니 역시 입양아 출신이며 에이미의 오빠 셋 중 첫째와 둘째도 각각 독일, 이탈리아 출신 입양아로 친자인 셋째오빠만 빼면 가족 6명 중 4명이 입양아 출신인 셈. 어린 시절 자신을 버린 한국을 싫어했던 그녀는 그러나 대학에 가면서 난생 처음 백인이 아닌 다양한 인종들과 만나고 친구가 되면서 많은 것을 이해하게 됐다고 한다.
코미디를 처음 접한 건 초등학교 시절. ‘스머더 형제의 코미디쇼’와 거친 속어 표현 때문에 부모님이 못 보게 했던 에디 머피와 스티브 마틴의 코미디쇼 테입들을 오빠들 방에서 몰래 가져다 몇 번이고 다시 보곤 했단다.
웨스트민스터 음대에서 성악이론 및 피아노를 전공하던 에이미는 95년 코미디를 시작, 2년반전부터 본격적으로 코미디계에 뛰어들었다.
동양인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코미디쇼 ‘아시안 인베이전’과 인연을 맺게된 것은 지난 여름. 입양스토리부터 백인사회의 유일한 동양인으로 자라면서 있었던 에피소드 등 그녀만의 시각에서 본 신변잡기적인 내용을 이야기 식으로 보여주는 그녀의 코미디를 본 ‘래프 팩토리’의 사장 제이미 마사다가 사회를 맡아 줄 것을 제안하면서부터다.
‘아시안 인베이전’에는 한 명의 인기 코미디언을 필두로 7~8명의 코미디언들이 출연하는데 한두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동양계다. 최근 FOX의 ‘매드티비’(Mad TV)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한인 2세 코미디언 바비 리도 이곳의 출연자 중 하나. 제작진은 급증하는 동양계 미국인들을 주관객으로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코미디쇼로 ‘아시안 인베이전’을 기획했는데 비동양인 관객들도 많이 찾아와 자리를 가득 메우는 뜻밖의 호응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요즘처럼 할리웃이 동양인의 진가를 높이 평가했던 적이 없었어요. 이런 시기적 이점을 이용해 동양계 연예인들이 더욱 활발하게 활동하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작은 거인 에이미 앤더슨의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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