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사추천서에 대한 기사가 나간 후 수십 통의 이메일과 전화를 받았다. 학부모와 조기유학생들의 문의가 대부분이었지만 드물게 섞여 있던 일선 교사들과의 항변이 한동안 씁쓸하게 남았다.
내용인 즉 ‘평소 관심분야의 교사들과 많은 대화를 통해 자신을 알려두는 것이 지도를 받는 데도, 또 대입지원시 추천서를 받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는 본보 기사(10월15일자)가 나간 후 한인 학부모들의 등쌀에 못살겠다는 것. 교사들과 대화를 해야 하는 사람도, 추천을 받아야 하는 사람도 학부모가 아닌 학생 본인이라는 것을, 또 하루 아침에가 아니라 평소 차근차근 쌓아야 한다는 사실은 모르는 것 같다면서 안 그래도 정신없이 바쁜데 울화가 치밀 정도란다.
실제로 기자가 받은 이메일 중엔 ‘자녀가 무슨 과목교사로부터 추천서를 받아야 할 지 구체적으로 정해주면 오늘 당장이라도 그 교사를 직접 만나겠다’는 내용도 있었고 어떤 아버지는 “자녀학교 교사의 부모와 잘 알고 지내는 사이니 내가 직접 추천서 작성을 부탁하는 편이 이롭지 않겠냐”고 전화로 묻기도 했다.
보스턴아카데믹의 앤젤라 엄 대표는 “하바드대학 입학사정관으로 전국 고교를 순회할 때 카운슬러들로부터 ‘한인 학부모들은 마치 부모가 대입지원을 하는 것으로 보일 정도로 극성이라 대하기가 매우 곤란하다’는 하소연을 들었다”며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그런 학교 출신 지원자들의 추천서가 좋은 경우는 드물다”고 전했다.
누구나 자녀가 더 좋은 환경에서 더 좋은 교육을 받기를 바랄 것이다. 자녀에 대한 이 같은 부모의 사랑을 나무랄 수는 없다.
하지만 일부 학부모의 정도를 넘어선 행태가 교사로 하여금 그 자녀와 다른 한인 학생들에 대한 견제로까지 이어지게 하고 이 같은 부모의 모습에서 우리 자녀들은 한탕식 기회주의와 이기적인 열정을 배우게 된다.
자녀의 대입을 돕는 학부모의 역할은 평소 좋은 스승을 찾도록 도와주고 학부모 면담 등 주어진 기회를 적극 활용하며 학문에 대한 열정을 장려하고 자질을 개발시키도록 끊임없이 북돋우며 최선을 다해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그런 후에 진정 알맞는 대학을 자녀 스스로가 선택하도록 믿고 격려할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 이틀후면 2003년 대입원서접수가 시작된다. 어느 대학을 왜, 어떻게 선택하는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부모와 함께 나누고 결정하는 순간 순간의 장면들이 평생 자녀들의 뇌리 속에 사진처럼 각인돼 삶의 중요한 선택마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김 상 경<특집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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