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계속해서 대북강경 정책을 펼칠 경우 북한이 주한미군에 대한 선제공격을 가할 위험성이 있다고 미국대학의 북한전문 한인교수가 2일 경고했다.
조지아대학 국제관계학과 박한식(사진·63) 정치학 교수는 이날 뉴욕 컬럼비아 대학 동아시아연구소 ‘브라운 백 강연’에 초청강사로 참석한 뒤 본보와의 단독인터뷰에서 "북한과 미국과의 현 대립이 제2의 한반도 전쟁으로 발전하는 것을 절대 배제할 수 없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박 교수는 "북한과 미국이 서로 눈싸움을 하고 있는데 가장 우려되는 것은 미국의 선제공격으로 제2의 한국전쟁이 발발하는 것"이라며 "만일 북한이 미국이 선제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믿게될 때에는 평양에서도 가만히 당하지만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북이 선제공격을 가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은 미국과 한국이 ‘팀 스피릿’을 가질 때 마다 비상태세에 들어가는 등 상당히 불안해 하고 있는데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 핵무기 선제공격 계획안 등에 이어 만일 미국이 이라크와 같이 한반도 주변에 군사력을 집결하는 등 움직임을 보일 경우 북한은 이를 미국의 선제공격 준비로 풀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같은 위험성은 부시 대통령이 재선을 앞두고 내년 10월을 전후해 "정치적 이득을 위해 북한 때리기에 앞서고 미국 정치인들과 일반 시민들이 매우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북한에 대한 미국의 군사행동을 지지하고 나설 경우 상황은 매우 위험하게 급속도로 악화될 수 있다"며 "부시 대통령은 핵무기 보유가 확실하고 미국으로부터 주권과 생존의 위협
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북한과 아주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이러한 사태를 미리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북한과 미국과의 종전협정 체결이 이루어져야 하며 제2의 한반도 전쟁이 발생할 경우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한국과 일본은 미국이 한반도에 긴장을 완화하는 정책을 택하도록 중계역할을 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외에도 해외동포들, 특히 재미동포들은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미국의 대북정책에 민족적인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그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미국과 북한과의 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에 주시할 것을 권고했다.
중국 하르빈 인근 흑룡강 지역에서 출생한 한 교수는 해방후 조부의 고향인 경상도 대구로 이주, 경북중고등학교,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뒤 1965년도에 미국으로 이민, 지난 30년간 조지아대학 정치학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80년대에 첫 북한방문에 이어 약 30여차례 평양을 방문하고 4차례에 걸쳐 북한고위급 간부들을 미국에 초청해 학술대회 및 농축산협력 사업 등을 주관한 바 있는 박 교수는 미국 정부와 학계에서 북한전문가로 널리 인정받고 있으며 현재 ABC-TV 한반도 문제 뉴스 자문으로 활동하고 CNN 국제방송에도 정기출연하고 있다.
한편 박 교수는 이날 컬럼비아대학 국제관계학 건물 9층에서 한반도 전문가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자신이 최근 발행한 도서 ‘북한: 관습을 좇지 않는 지혜의 정치’를 주제로 강연했다.
<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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