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무실에서 일하는 한 친구는 수중잠수를 즐긴다. 요즘에도 날씨가 좋은 주말이면 Big Sur에 있는 해변가로 나가서 몸에 착 달라붙는 잠수복을 입고 물 속으로 깊이 들어가 바다 깊은 곳에 있는 진귀한 산호초와 보물들을 캐온다. 태평양 깊은 수중궁궐의 경이롭고 신비스런 아름다움은 실지로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알 수가 없다고 한다.
물에 대한 두려움으로 바다 깊은 곳의 아름다움을 모르는 것처럼 우리는 삶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삶 속 깊이 파고드는 신앙의 신비로운 진가를 모르며 산다.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며 살자니 세상이 두려워서 머뭇거리고 있다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고자하는 최상의 것을 놓친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긴다고 하면서도 그렇게되면 하나님이 나에게 무엇을 하라고 사명감 같은 것을 줄 까봐 겁이 나서 엉거주춤하고 있기 때문에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정립이 잘 안되고 깊이가 없는 얕은 신앙생활을 하게되는 것이다. 성경에 "겁내지 말라"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데 그 이유는 하나님은 우리가 이렇게 겁쟁이 인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교인들도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겠지만 지금까지 지내온 내 생활을 돌이켜 보면 하나님과 가장 가깝게 느껴졌을 때가 내 주장을 포기하고 절망하며 신앙의 표면 밑으로 깊숙이 추락하면서 뜻밖에 그곳에 계신 주님을 만났을 때였다고 생각한다. 또 이런 경험을 한 번 하고 나면 하나님과 가까워지기 위하여 그 대가로 하나님이 우리에게 겁먹을 만큼 그렇게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그러니까 어쨌든 겁내지 말고 깊숙이 빠져야 한다. 그러나 깊은 곳이란 하나님 거기 계심을 알고 기계적으로 쉽게 단숨에 찾아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두렵고 초조할 때 기도하며 여기저기 헤매다가 드디어 하나님을 만났을 때 바로 거기가 깊은 곳이라는 것이다. 잠수부들도 물 속 깊이 들어갈 때는 단번에 내려가는 것이 아니고 몸과 머리에 수압을 조정하고 균형을 유지하는 기술을 훈련하고 습득한 후에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아무런 훈련과 준비 없이 바다 깊이 내려가는 것은 생명에 위험을 주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탈북고아들을 돌보다 지난봄에 중국경찰에 체포되어 아직까지 칠 개월 째 감옥에 갇혀있는 초이 선교사님은 체포되기 몇 달 전 미국을 방문하여 탈북자들의 현황을 설명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 상황이 어렵고 긴박한 가운데에서 지켜지는 믿음이 깊은 신앙이라고 하면서 미국에 사는 우리처럼 편안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깊은 신앙을 유지하기가 힘들다고 했다. 온갖 고통을 겪으며 하나님께 헌신하기로 작정한 탈북자들과 대화를 해보면 우리의 얄팍한 신앙이 부끄러워진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의 신앙이 깊어지려면 생활에 고통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일부러 고통스런 생활을 자초할 필요는 없겠지만 새벽에 깨기 싫은 잠을 억지로 깨고 일어나서 집이나 교회에서 새벽기도를 하는 것이나 절기 때마다 기일을 정해놓고 금식기도를 하는 것도 신앙의 성숙을 위하여 스스로 고통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초이 선교사님은 미국에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과 딸이 있다. 자기의 가족을 내버려두고 중국오지에서 탈북자들을 돌보다 지금은 감옥에 갇혀있으니 세상사람들이 보기에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그러나 그는 말하기를 가는 곳마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마다 등 돌려진 이들을 돌보며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것이 자기의 사명이라고 했다.
얼마 전에 LA 타임스에 천기원 전도사의 기사가 실렸다. 이 사람도 초이 선생처럼 중국에서 탈북자들을 돌보며 몽고로 밀입국 시켜 남한으로 보내는 일을 하다가 체포되어 반년이상 감옥에 있다가 세계여론의 도움으로 육 천불의 벌금을 내고 석방된 분이다. 이분의 말 역시 자기가 도와준 탈북자들 대부분이 다 악에 바쳐 있어서 그렇게 인간성이 좋은 사람들이 아니지만 하나님의 백성이기 때문에 이들을 구해주는 것이 자기의 사명이라고 했다.
박세록 장로가 주도하는 단동의 SAM 의료복지재단 역시 중국정부의 감시가 날카롭지만 소속 선교사들의 헌신과 희생으로 죽어 가는 생명들에게 새로운 소망이 되고있다. 이들은 반석 위에 집을 짓는 하나님의 사람들이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모래 같은 세상의 부귀영화에 기초를 둔 우리의 삶은 세계무역센터같이 큰 테러가 오면 하루아침에 사라지지만 이들의 삶은 풍랑 속에서 많은 생명을 구하는 등대의 역할을 하고있다.
초이선생이 빨리 석방 될 수 있도록 그리고 탈북고아들이 북송되지 않도록 얼마 전 면회하고 돌아온 사모님이 우리의 기도를 부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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