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0일 미 경제가 바닥을 탈출하고 있다고 판단, 더 이상의 공격적 금리인하를 단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미국의 저금리 기조는 경제가 확실하게 회복한 후 적어도 내년 3ㆍ4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뉴욕 월가 경제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FRB는 이날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중립 기조’(neutral bias)로 두기로 했다. 이는 가까운 장래에 금리를 올리거나, 내리지 않고 경제 상황 전개를 관망하겠다는 뜻이다.
FRB는 발표문을 통해 “미 경제가 현재 소프트 스폿(취약한 지반)을 지나가고 있다”면서 “높은 노동생산성이 경제 활동을 강력하게 지탱해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 날 발표문은 지난달 6일 단기금리를 0.5% 포인트 인하하면서 이라크전, 소비 위축 등으로 미국 경제를 우려했던 표현과는 대조적으로, FRB가 미국 경제에 대해 다소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지난달 이라크 전쟁 가능성에 대한 ‘보험성’ 금리인하를 단행한 이후 미 경제가 안정되고 있지만, 저금리 기조는 상당기간 오래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FRB 이사를 역임한 제닛 옐렌 버클리대 교수는 “FRB는 공격적이기 때문에 미국 경제가 강력하게 회복될 때까지 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의 저금리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각기 다르다. 투자은행 CSFB는 2004년까지 현행 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보았고, FRB의 단기자금을 거래하는 22개 은행의 대다수는 내년 3ㆍ4분기까지 저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뉴욕 소재 경제전문연구소인 ISI 그룹은 미국 경제가 내년 1ㆍ4분기에도 슬럼프에서 헤어나지 못할 경우 금리를 오히려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FRB가 인플레이션보다 잠재성장률 이하의 저성장을 더 두려워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경기예측 기관들은 현재의 미국 경제에 대한 평가와 관련, 슬럼프의 마지막 단계 또는 회복의 초기 단계로 보고 있다. 블루칩 경제 연구소는 소속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기업 투자가 올해 5.6% 감소하지만, 내년에는 3.6%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연구소는 미 경제 성장률이 내년 1ㆍ4분기에 2.7%를 기록한 후 2ㆍ4분기 이후 3~3.5%를 상승, 잠재성장률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또 공급관리자협회(ISM)가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70%가 내년에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대답했다. ISM은 이번 설문 조사에서 제조업체들이 내년에 투자를 평균 4.6% 늘릴 것이라고 대답했는데, 이는 지난 5월에 실시된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내년 제조업 투자가 8.7% 감소할 것이라고 답한 것에 비해 중대한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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