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성씨(54·사업)를 만나기 전까지는 모터사이클 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눈이 삐딱했었다. 까만 색 가죽 잠바를 입고 프리웨이에서 부릉부릉 요란스런 소음을 내는 이들 때문에 경기를 일으킬 뻔했던 경험이 한 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점잖은 신사인 그가 독수리 그림이 새겨진 할리 데이빗슨 자켓을 입고 멋지게 바람을 가르는 모습을 대하면서 이런 편견이 바뀌었다.
파릇파릇하던 20대 시절, 풍류라면 빠지지 않는 그 역시 모터사이클을 못 견디게 타고 싶어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형편이 허락하질 않았다. 그가 모터사이클을 타기 시작한 것은 불과 2년 전. 남들은 젊은 시절 콧수염 기르며 객기 부리듯 스피드를 즐기느라 타는 것을 그는 어떤 사연으로 쉰 살이 넘어 시작하게 됐을까.
버클리에 재학 중인 아들에게 할리 데이빗슨 팻 보이(Fat Boy)를 사주었는데 조금 타더니 도난의 표적이 된다며 LA 집으로 가져다 놓았다. 차고 안에 멀쩡한 모터사이클을 신주 모시듯 놓아두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타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아들보다 더욱 모터사이클을 날렵하게 잘 타는 이지 라이더(Easy Rider)가 됐다.
스타트가 빨라 좋은 할리 데이빗슨 모터사이클에서는 ‘붕’ 하는 아주 독특한 소리가 난다. 같은 길이라도 어떻게 다녔느냐에 따라 다르게 다가오는 법. 분명 자동차로 운전해서 다녔던 거리인데도 모터사이클을 타고 달리면 전혀 다른 느낌이다. 모터사이클 타이어가 거리에 쫙 밀착된 듯한 촉감은 타보지 않은 사람은 도저히 짐작조차 할 수 없다고. 특히 비라도 내리고 난 주말 새벽 혼자서 시골길을 달리다 보면 대지에서부터 올라오는 풀 냄새가 얼마나 싱그럽게 다가오는지 모른다. 그는 말 그대로 온 몸으로 도로와 대기, 햇살과 바람을 호흡하고 느끼며 탄다. 혼자 달리는 이 아침처럼 우리들 인생도 홀로 가는 거라는 깨달음으로 그의 마음은 늘 호수처럼 잔잔하다.
가끔씩은 아내를 뒤에 태우고 샌디에고로 피크닉을 떠나기도 하고 애리조나로 캠핑을 다니며 인생을 즐기게 된 데도 모터사이클 덕이 크다. 사고 위험이야 언제나 있을 수 있는 것 아닐까. 하지만 교통 법규만 잘 지킨다면 결코 위험하지 않은 것이 할리 데이빗슨 모터사이클이라고 한다.
팻 보이(Fat Boy)라는 모델은 700파운드를 넘는 묵직한 것이라 재주를 부리며 탄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전세계적으로 Harley Davidson Owners’ Group이 조직돼 있을 만큼 이 모터사이클 소유자들의 자긍심은 대단하다.
혼자서 또는 동네 미국인들과 함께 탔었지만 이제는 한인들과 함께 모터사이클을 타며 인생과 여가를 즐기고 싶어졌다는 신재성씨. 관심 있는 한인들의 연락을 바라고 있다.
연락처 (213) 453-0855 <박지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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