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호성적 불구 전문가들 우승후보로 거론안해 설움
테네시 타이탄스는 불과 3년전의 준우승 팀이다. 그것도 딱 1야드가 모자라 수퍼보울 우승의 문턱에서 주저앉았던 팀이다.
타이탄스는 올 정규시즌 마지막 11경기에서 10승을 거두고 플레이오프에 오른 NFL 최고 상승세의 팀이기도 하다. 지난주 AFC 준결승에서는 간판스타 러닝백 에디 조지가 뇌진탕(concussion)으로 일찌감치 실려나갔는데도 4차례 턴오버를 딛고 일어서 피츠버그 스틸러스를 연장 대접전 끝 34대31로 따돌린 저력이 빛났다. 한마디로 우승후보다운 팀이다.
그런데도 타이탄스는 잊혀진 팀이다. 그 아무도 타이탄스를 알아주지 않는다. 라스베가스 도박사들이 전적이 같은 오클랜드 레이더스의 7점반차 우세를 점치는 등 타이탄스를 우승후보로 꼽는 전문가들을 찾아볼 수가 없다.
정규시즌에도 마찬가지였다. 11경기에서 10승을 거둔 타이탄스보다 8경기에서 7승을 거둔 뉴욕 제츠가 ‘핫’ 팀으로 거론됐고, 타이탄스 선수들은 올스타 투표에서도 셧아웃을 당했다. 단 한명도 올프로 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쿼터백 스티브 맥내어는 NFL MVP투표에서는 3위를 차지했지만 서럽게도 쿼터백만 3명이 뽑힌 AFC 올스타팀에는 끼지 못했다. 맥냅은 물론 라인배커 키스 불락도 뽑혔어야 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타이탄스는 지난 99년 와일드카드로 플레이오프에 오른 뒤 파란을 일으켰다. 1라운드 경기 종료와 동시에 ‘뮤직시티 미러클’로 불리는 기적의 플레이로 살아난 뒤 적지에 뛰어들어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와 잭슨빌 재규어스를 연파, 수퍼보울 진출의 감격을 누렸다.
타이탄스는 세인트루이스 램스의 일방적인 우세가 예상됐던 수퍼보울 경기에서도 대선전을 했다. 경기종료와 동시에 패스를 잡은 와이드리시버 케빈 다이슨이 동점 터치다운의 문전에서 덜미를 잡혀 쓰러지며 몸부림을 쳤지만 안타깝게도 1야드가 모자라 수퍼보울 챔피언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3년 뒤. 수많은 선수들이 바뀌었다. 3년전 준우승 팀의 스타터 22명중 남은 주전 선수는 8명밖에 안 된다. 그러나 99년 팀이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지 않았던 반면 올해 팀은 시즌 초부터 우승후보로 거론된 전력이다.
타이탄스는 레이더스와의 정규시즌 맞대결에서 25대52 완패의 수모를 당한 뒤 재대결을 벼르고 있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설움을 날리며 수퍼보울 티켓을 손에 쥘 기회가 온 것이다.
<이규태 기자>clarkent@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