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살고 있는 모든 이들은 누구나 자기의 이름을 널리 세상에 떨치고 싶어한다. 자신의 이름을 후세에 오래 전하고 싶은 것은 누구나 다 바라는 것이다. 유명해지고 싶은 것은 인간의 자연스런 욕망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명예욕이 있다. 삶을 살면서 명예욕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명예욕이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 열심히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명예욕이란 사람을 향상시키는 원동력이라 한다. 이름 없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모두가 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인 듯 싶다.
하지만 명예란 자신의 노력에 따라 주어져야 하는 것이지, 자기 자신이 차지하려고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일찍이 소설가인 춘원 이광수는 저마다 자기가 하는 일에서 다른 사람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유명한 사람이 되라는 명인주의를 내세웠다. 그는 유명한 사람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 피와 눈물과 땀의 산물인 만큼 자기 일에 오랫동안 정성과 정열을 쏟아야함을 강조했다.
결국, 이름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오로지 한 가지에만 마음을 쓰고 어지러워지지 않는 일심불란의 자세로 오랫동안 공을 쌓아야 한다는 뜻일 게다.한인사회에도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고 위해 열심히 살고 있는 한인들이 많을 것이다.하지만 유명무실(有名無實)한 경우도 만만치 않은 듯하다.
무너지는 가정, 분열되는 단체만 봐도 그렇다. 이름만 있되 실이 없어 깨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는 말이다.아버지라는 이름을 가졌으면 아버지다운 인품과 자질과 권위와 품위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할 때는 이름만 있고 실은 없는 것이다. 어머니, 부부, 형제자매, 자녀 등도 마찬가지다. 그들도 자신이 호칭에 맞는 역할을 하지 않을 때는 단지 이름만 있을 뿐 실은 없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가정에서의 자격부족이고 가정의 행복을 깨뜨리는 원인이라 할 수 있다.
한인사회에서 활동하는 한인인사들의 역할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한인사회에서 지역한인회장, 직능단체장 또는 사회, 봉사 단체 등의 대표로서 ‘…회장’이란 타이틀로 활동하는 인사들은 무척이나 많이 있다. 하지만 그들이 모두 다 자신의 역할을 다 잘하는 것은 아닌 듯하다.
이름만 있지 실은 없는 ‘유명무실’한 장도 더러 있다는 말이다.
한인사회에서 활동하는 ‘…회장’이란 이름을 가졌으면 ‘…회장’다운 인격과, ‘…회장’다운 능력과, ‘…회장’다운 자질과, ‘…회장’다운 실력 등을 가져야 한다. ‘…회장’이란 이름이 있으면 반드시 그 이름에 부합하는 실상과 실력과 실천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이름과 실상이 꼭 맞는 명실상부한 ‘…회장’이 될 수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몇몇 ‘회장’들로 인해 한인들은 여전히 눈살을 찌푸리고 있지 않은가.무엇보다, 한인사회 ‘…회장’들의 가장 큰 문제는 아마도 ‘감투싸움’일 게다.
이미 한인사회의 고질적인 병폐로 뿌리를 깊이 내리고 있는 ‘감투싸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여전히 자신만이 ‘…회장’ 자격이 있다고, 또는 자신이 ‘…회장’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끼리의 삿대질은 끊일 줄 모르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지나친 명예욕에 의한 ‘감투싸움’이 한인사회 안에서 해결되지 않고 법정으로 비화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을 정도다.
이를 볼 때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실하지 못한 유명무실이 한인사회의 중병이란 생각이 든다. 따라서 ‘감투싸움’을 벌이고 있는 ‘…회장’ 뿐 아니라 모든 ‘…회장’들은 유명무실이 아닌 이름과 실이 서로 부합하는 유명유실(有名有實)의 건전한 한인사회 조성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름이 널리 퍼진다는 것은 그만한 실력과 노력과 실적이 있었기 때문으로 명성과 이름은 결코 헛되이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 담긴 ‘명불허전(名不虛傳)’의 참 의미도 되새겨 볼일이다.
연창흠 편집위원
chyeo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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