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봄 시즌을 알리는 한국작가들의 전시회가 잇따른다.
뉴욕 중견작가 한정희, 조성모, 최인자씨는 3월11∼15일 맨하탄 플레이아데스 갤러리(530 West 25th St. 4th Floor)의 봄 그룹전에 참여한다.

서정적이며 시적 감각이 물씬 나는 회화 작품을 발표해오고 있는 이들 3인 한국작가는 플레이아데스 갤러리 소속 작가 12인을 초청한 연례 봄 그룹전의 참여 작가로 나란히 선정된 것.

한정희씨는 이번 전시에서 젊은 날을 보낸 제2의 고향 같은 스웨덴을 떠올리며 그린 신작 설경 2-4 점을 선보이며 환상적이면서도 중후한 느낌을 주는 조각 같은 유화작품들을 보여준다. 그는 내년 3월31일∼4월15일 이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다.

자연을 소재로 독특하면서도 섬세한 색감을 표현하는 조성모씨는 나무, 바람, 구름, 비, 길 등 자연을 주제로 한 ‘길을 따라서’ 연작을 전시할 예정이다. 이 그룹전이 끝나면 그 역시 플레이아데스 갤러리에서 4월22∼5월10일 개인전을 갖는다.

실크 회화작업을 해오고 있는 최인자씨는 실크 표면에 공간, 선, 실크염료 특유의 독특한 색감을 이용해 사실적이면서도 추상적인 느낌을 주는 ‘초혼 II’를 전시한다.

이 작품은 2002년 맨하탄 아트 인터내셔널 주최 미술 공모전 수상작으로 9.11. 테러로 사라진 월드트레이드 센터와 그 속에 묻혀버린 억울한 영혼들을 위로하고 있다. 플레이아데스 갤러리 그룹전의 오프닝 리셉션은 3월15일 오후 3∼6시. 맨하탄 캐널 스트릿 소재 아시안 아메리칸 아츠 센터에서는 한인 원로 설치작가 임충섭씨를 포함 국제작가 14인의 그룹전이 열린다.

캐널 스트릿 아래 월드트레이드 센터 인근에 거주, 9.11. 테러를 겪은 작가들을 초청한 이번 전시회에서 한국, 중국 등 아시아 작가들을 비롯 유럽, 미국 작가 등 세계 여러 나라 작가들이 설치, 조각, 회화, 도예, 종이작업을 펼쳐 보인다.

임충섭씨는 네 가닥 무명실을 천정에서 바닥으로 길게 늘어 뜨려 2개의 기둥을 만드는 설치작 ‘경사-무제 II’(Slant-Untitled II)이 전시된다. 그는 "인간의 잠재된 건축 개념이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건축적 수직의 잠재 의식이 착란상태에 빠지는 의식의 진동을 연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맨하탄 32가에서는 석남 이경성 초대전과 한국 도예가 ‘유미자 도예전’이 기다리고 있다. 석남 이경성 화백은 뉴욕한국일보 특별 후원으로 3월1∼15일 ‘갤러리 32’(32 W. 32 St. 4층)에서 ‘사람’을 주제로 먹과 붓을 사용해 그린 작품 30 여점을 선보이는 이민 100주년 및 삼일절 기념 전시회를 연다.

맨하탄 통인화랑(16 West 32nd Street Suite 503)은 도예가 유미자씨를 3월의 초대작가로 선정, 소금유 기법과 라쿠 기법을 병용, 미국 최초로 시도된 ‘소다 라쿠’ 기법의 유미자 도예 작품전을 개최한다. 유씨는 이번 10번째 개인전에서 ‘대칭과 비대칭’을 주제로 섬세하고 감성적인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는 라쿠 작품들을 내놓는다. 계란형의 작품 형태에 나뭇잎, 꽃봉오리, 씨나 꽃잎들을 추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통인화랑측은 아시안 문화주간을 맞아 유미자 도예전 동안 고려시대 청동종 등 한국 고미술품들도 일반에 개방한다.


<김진혜 기자> jhkim@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