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가 싫은 학년 아들… 마음을 연 대화부터
<문> 11학년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아이가 지난 10학년부터 성적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학교 가기가 싫다고 하는군요. 저의 아이는 어려서부터 수재로 인정받다가 중학교부터 점차 질 좋지 않은 친구들과 어울리더니 급기야는 잘하던 공부마저도 이젠 흥미를 잃어가니 어찌할지 모르겠습니다. 친구들을 떼어놓으려고도 해 보고, 이사를 갈까 하는 생각도 해 보지만, 그래서 잘 될 것이란 보장도 없고 남편은 공부하는 것은 제하기 나름이라며 그냥 내버려두라고 화만 도리어 내고, 아이는 허구한 날 공부는 안하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니 너무 답답해서 글을 올립니다.
<답> 자녀가 해야 할 공부를 등한시하고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할 때, 자녀교육을 삶의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살아가는 많은 부모들은 너무도 안타깝고 속상한 마음을 피할 수 없겠지요. 특히 답답한 마음에서 무언가 도움을 청하는 귀하의 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두라고 무성의하게 대답하는 배우자의 말에 얼마나 상심이 될까요.
사춘기 전까지는 부모의 말을 따르며 공부도 잘하던 아이가 사춘기가 되면서 반항을 하며 성적이 떨어지는 현상은 종종 일어나는 일 중의 하나입니다. 단지 자녀의 행동을 통해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자녀의 정서상태 혹은 마음의 상태를 좀더 확연히 엿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 우리가 이런 현상을 긍정적으로도 바라볼 수 있는 이유가 될 수도 있겠고요.
사춘기가 되면서 성적이 떨어지는 현상은 지면상으로는 확실히 진단하기 힘들지만 자녀가 우울증을 겪고 있다고 판단하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우울증은 청소년들에 있어서는 공부에 대한 의욕 상실과 집중력 상실, 자극적이고 스릴을 찾는 행동이나 컴퓨터 인터넷과 게임 등에의 중독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우울증이 심하면 이를 이기기 위해서 술이나 마약 등을 몰래 복용할 가능성도 높아지겠지요. 우울증은 특히 가정에서 부모로부터 심리적으로 소외되어 있을 때에 일어날 가능성이 많습니다. 특히 한인 가정의 경우 남아의 우울증은 간섭과 잔소리가 심하고 걱정 많은 어머니와 무관심하다가 간혹 지나치게 체벌적인, 거리가 있는 아버지 사이에서 나타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이번 기회에 자녀와의 대화의 창구가 어떻게 열려 있는지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아들의 경우에는 동성인 아버지와의 정서적인 연결상태를 주시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동안 자녀와 대화한다는 것이 일방적인 잔소리나 충고로 일관해 왔다면 이제부터라도 부모 특히 아버지가 먼저 상담치료를 통해 자녀의 정서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대화능력과 자녀를 미래에 대비해 적절한 한계를 가지고 훈육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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