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산업 주 이미 주가 반영 하락세
반도체·기계·중공업 등에 눈돌려야
유가 하락땐 항공·트러킹·호텔 등 유망
세계 2차 대전 때만 해도 전시투자 요령이 비교적 간단했다. 허드슨 같은 군수품을 조달하는 기계업체들의 주식을 매입하면 되는 식이었기 때문이다. 전쟁 후기에는 군인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데 필요한 음악과 영화 업계 주식에 투자한 사람들이 돈을 벌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전쟁의 직접적인 수혜자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전후까지 생각해 투자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다른 전쟁들과 기간 면에서 큰 차이가 있는 베트남전과 걸프전의 영향 때문이다. 하나는 유별나게 길었고 다른 하나는 매우 짧았다.
하지만 이라크 전쟁이 오래 전부터 예고되어 왔었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전쟁 영향이 반영되기 시작했고 일부는 반영이 이미 끝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례로 방위산업 주들은 2년간에 걸친 고공행진 끝에 작년 중반부터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오늘날 월스트릿의 분석가들은 멀리 내다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쟁 기간보다 총성이 멎은 후 세계 경제에 일어 날 일을 더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전운이 걷힌 후 소비자들과 기업들이 어떻게 돈을 쓸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다. 스탠더드&푸어스의 투자전략가인 샘 스토발은 “전쟁을 겨냥해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전후에 일어날 일을 염두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것이 바로 본격적 경제 성장에 기대고 있는 분야의 주식들이 지난 주 증시 랠리를 주도한 이유다. 반도체, 소프트웨어, 중공업 분야의 주식들이 특히 강세를 보였다. 물론 이같은 투자는 이라크전에서 유전 파괴가 적은 가운데 미국이 조기 승리를 거두리라는 믿음에 기초한 것이다.
전쟁 승리에 대한 투자가들의 집단적인 자신감이 이번에는 걸프전 때보다 훨씬 더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1991년에는 전쟁 발발 전까지 주가가 치솟지 않았다. 따라서 전쟁 시나리오가 예상대로 전개되지 않을 때는 과도한 자신감이 위험을 동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미 본토에 대한 테러 공격도 낙관 일색인 투자자들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요소다.
속전속결에 의한 승리든 예기치 못한 난관 발생이든, 투자자들은 이번 전쟁이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경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 그중 유가의 향방이 관건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웰스파고 은행 수석경제학자 손성원 박사는 “유가가 급락하면 투자자들은 항공, 트러킹, 호텔, 건축 등의 주식에 큰 관심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박사는 “설비교체 시기가 지났지만 전쟁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 보자는 식으로 억제된 설비투자 수요가 업계 도처에서 목격되고 있다”고 말해 전후에 테크놀러지와 기계 분야가 급성장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김장섭 기자> peter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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