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주말 모임 JTT (스노 보드·스키동우회)
비가 봄을 재촉한 걸까. 봄비 내린 뒤 천지는 꽃들로 가득하다. 비가 내리면 JTT(스노 보드와 스키 동우회) 회원들의 입도 함지박만 해진다. 왜냐하면 이곳에 비가 내리면 산에는 눈이 오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그들과 함께 오른 산에는 새하얀 눈이 크리스마스 카드에 그려진 풍경처럼 소복해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라도 된 기분이었다.
데스칸소 가든에는 봄꽃축제가 한참이지만 스노 밸리에서는 아직도 계절을 역류한 눈꽃축제가 한창이다. 11월부터 시작해 남들이 반 팔 입고 다니는 이듬해 4월까지 그들은 하얀 눈을 가르며 스노 보드와 스키를 즐긴다. 남가주를 겨울 스포츠의 메카라 얘기하는 이진아씨(회원)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실감한다.
JTT는 약 3년 전 결성된 스노 보드와 스키 동우회. 무슨 약자냐고 묻는 질문에 회장인 캐빈 리 씨는 조금은 겸연쩍인 표정으로 ‘잘 타!’의 머릿글자를 땄다며 머리를 긁적인다. 스노 보드와 스키 둘 다 잘 타야 하는 레포츠니 동우회 이름으로 나쁘지 않다. 약 15명의 젊고 패기 넘치는 회원들은 모두 겨울 아이들. 눈이 내리면 앞마당에서 하늘을 향해 폴짝거리던 바둑이보다 더 반갑게 백설을 맞는다.
회원 중 대부분은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스노 보드와 스키를 타 온 베테런들. 과연 초보자도 관심이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참가해도 될까 싶었다.
스키 한 번 신어보지 못하던 회원 하나는 자기 즐기기도 아쉬운 시간에 초보자를 무료로 하루 종일 레슨 해준 회원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한다.
처음 배우기는 쉽지만 탈수록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스키라면 스노 보드는 첫날만 고생하면 의외로 타기 쉽다는 것이 회원들의 공통적인 평가. 어쨌든 처음에만 조금 엉덩방아를 찧으면 백설을 가르며 활강하는 짜릿함을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스키 시즌이 시작되면 회원들은 아예 마운틴 하이의 시즌 패스를 끊어 주말마다 눈밭에 파묻혀 산다. 흰눈에 반사된 태양 빛으로 새까맣게 그을린 그들의 얼굴이 해변가의 서퍼들처럼 건강해 보인다. 다음 주말 회원들은 올 시즌 마지막 눈을 실컷 즐기기 위해 맘모스로 2박3일의 스키 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어디 겨울 스포츠뿐일까. 사계절 자연과 더불어 즐길 만한 것이 많은 남가주. 여름에도 이 패기 넘치는 젊은이들은 주말마다 수상 스키와 롤러 블레이드를 함께 즐기기도 하고 캠핑도 떠나며 신나는 주말을 보낸다.
거친 스포츠를 하는 이들이라 조금 터프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내려놓으시길. 좋아하는 레저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기쁨에 귀찮은 라이드와 레슨도 마다하지 않는 고운 심성의 소유자들만 모였으니까. 관심 있는 이들은 전화 (213) 820-2762, 회장, 캐빈 리 씨에게 연락하면 된다.
<박지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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