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YCC카운슬러
신혜선 박사
“뿌듯한 보람도, 가슴아픈 순간도 모두 배움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자녀문제로 고심하는 학부모들과 함께 울고 웃어온 지난 5년을 돌아보며 한인청소년회관(KYCC·관장 송정호)의 카운슬러 신혜선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 1998년부터 어림잡아 1,000명쯤 되는 학부모들과의 상담을 통해 문화와 가치관이 다른 이민사회에서 가정을 꾸리며 자녀들을 잘 키운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또 한인 청소년들의 문제는 남의 일이 아닌 바로 우리 모두의 과제임을 절실히 깨닫게 됐다고 털어놓는다.
상담과 학부모교실을 담당하고 있는 신 박사는 주중 낮시간 동안 하루 4∼5명 꼴로 상담을 하고 저녁시간과 주말은 학부모교실 운영 및 준비, 학교별 PTA 세미나 강연 등 아웃리치와 분기별 통계집계 등에 할애한다.
마약, 가출, 반항, 갱범죄, 부적응 등 청소년 자녀의 문제를 안고 찾아오는 부모들과의 첫 대면은 십중팔구 무거운 얼굴로 하기 마련.
하지만 “같이 쳐지거나 흥분하는 등 감정에 치우치는 것은 절대 금물이지요. 상대방을 이해하는 마음 없이는 상담이 불가능하지만 상담원의 임무는 ‘문제해결을 대신 해주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가능성 있는 방법을 알려 줌으로써 부모 스스로가 지속적으로 적용하고 극복하도록 격려하는 것’이라는 원론을 끊임없이 나 자신에게 환기시키곤 합니다”라고 말했다.
상담원으로서 가장 힘든 때는 “자포자기한 듯한 부모와 자녀를 만날 때”를 꼽았고 아동학대의 흔적이 명백해 아동보호국에 보고해야 할 경우 부모로부터 험악한 소리를 듣는 등 불미스런 일을 겪거나, 법정 지정으로 학부모교실에 참가해야 하는 부모들이 대충 시간만 때우려 하거나 참석하지 않고도 눈감아 달라고 막무가내 부탁해 올 때는 맥이 빠진다고 전했다.
반면 보람은 일의 원동력. “상담을 통해 부모님들이 기법이나 요령을 스스로 터득해 성취감을 맛본 후 적극적으로 변화될 때 느끼는 짜릿한 감동은 더욱 열심히 일하게 하는 큰 원동력이 됩니다. 힘들어 지치다가도 부모님들이 결심하는 모습을 볼 땐 절로 힘이 나지요”라고 씩씩하게 말했다. 또 시간이 갈수록 한인 학부모들의 자발적 상담신청이 증가하는 점도 뿌듯하단다.
“요즘은 70%가 자발적 참가 케이스이고 30%만이 법정 지정에 따라 의무적으로 참가하는 케이스로 청소년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는 한인 사회의 발전된 변화의지가 엿보여 무엇보다 기쁘다”고 전했다.
여태껏 만나본 1,000여명의 학부모 중 80%정도는 한인이라니 신 박사의 얼굴도 한인 사회에 많이 알려졌을 법 한데, 얼굴은 이름만큼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묵묵히 주어진 일에만 몰두하기 때문일까. 오늘도 상담하랴, 학부모교실 준비하랴, 분기별 통계 내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지만 “청소년 문제는 한인사회 모든 성인이 함께 짊어져야 할 선결과제”라는 일념으로 정진하고 있다.
신 박사는 아이오와 주립대학에서 아동발달학으로 석·박사학위를 받고 1998년부터 KYCC에서 상담가로 활동해 왔다.
<김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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