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워싱턴, 단일화 실패 땐 불참 가능성
아틀란타 한인들 “환영하나 한곳서 열려야”
아틀란타와 달라스로 개최지가 양분된 제12회 전미주한인체육대회(이하 전미체전)를 놓고 개최지가 단일화되지 않을 경우 대회 자체를 보이콧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뉴욕대한체육회 정경진 회장은 지난달 29일 도라빌시에 있는 컴포트 인 호텔에서 열린 재미대한체육회(KASA in USA·회장 김용길) 주최 가맹단체장 회의에 참석, “전미체전이 양쪽에서 개최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미주 동포 전체를 위해서라도 달라스 대회를 주장하는 측과 대승적 차원에서 단일화 협상을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강력히 제안했다.
“체육인들이 룰(규칙)을 따르지 않는다면 우리 2∼3세들에게 무엇을 보여줄 수 있겠느냐”고 질타한 정회장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의 질문에“오는 7일 뉴욕지회 긴급운영위원회를 열어 대회 불참 등을 포함한 참가여부에 대한 최종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대한체육회 송재성 회장은 “지난번 달라스 지회장 회의에 참석해 달라스 대회 참가에 동의했지만 달라스 대회명칭 금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정공방 가능성이 있다”며 “조만간 긴급이사회를 소집해 지난번 결정을 번복하고 참가 여부를 재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송회장은 “워싱턴 DC의 체육인들은 보수성이 강한 경향이 있기 때문에 양분되는 체전은 반대하고 단일화가 안될 경우 두 대회에 불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게스트로 참석한 이무선 흥사단 동남부지부장은 성명서를 통해 “6월말 양쪽에서 개최하고자 하는 체육인들의 처사에 대해, 민족의 분열을 조장하는 그릇된 체육인들에 대해 다시는 양분된 2개 지역에서 체육대회를 하지 말아줄 것을 부탁한다”며 “체육인들만큼 건강한 정신과 건강한 체력으로 건강한 사회와 우리의 미래를 가꾸어 주었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이 지부장은 이어 “이번 6월말 미주체전은 2001년 텍사스주 휴스턴 대회 개최 당시 주미대사가 참석한 자리에서 결정된 원래의 원점으로 돌아가 전미체전을 개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체육인들의 각성 아래 하나의 통일된 전미체전이 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한국 구기사상 첫 동메달을 따낸 전배구국가대표 유정혜 재미배구협회 부회장은 “스포츠는 룰(rule)”이라고 전제한 뒤 “재미대한체육회의 뿌리를 생각해야 하고 올해가 이민 100주년이라는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부회장은 그러나 “두 곳에서 전미체전이 열려서는 안되기 때문에 달라스 개최를 주장하는 측이 달라스를 포기하고 차제에 아틀란타 대회에 동참하는 것이 순리”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아틀란타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타운 안전을 위해 봉사하는 이원석씨는 “아틀란타에서 대회가 열린다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되기 때문에 대환영”이라며 “그러나 개최지가 둘로 갈라질 바에는 양쪽 대회 모두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만영 한인회 기획실장은 “미주한인 이민 100주년이라는 뜻깊은 해에 아틀란타에서 체전이 열리는 것은 좋다”며 “그러나 불협화음 아래선 아틀란타 개최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다음주 양측 관계자들을 한인회관으로 초청, 단일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이유길 아틀란타 대회준비위원장은 축구·야구 등 총 16개 종목에 걸쳐 6월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아틀란타에서 전미체전을 열기로 하고 대회 참가비는 참가자 1인당 50달러로 확정했다. 또 이날 대회 참가요강과 포스터를 제작 배포했다.
/김상국 기자 koreatimes@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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