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수도 바그다드가 미군에 함락된 지난달 9일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연설 모습을 담은 비디오 테이프가 공개됐다.
APTN방송이 이라크 위성방송 직원으로부터 입수한 이 테이프에는 대통령 직인이찍혀있다. 후세인은 연설에서 신의 뜻대로 이라크인들은 결국은 조국을 지킬 것이라며 승리를 장담했다.
그는 "투쟁의 지속 기간과 그 형태에 관계없이 이슬람(the faithful)들은 불신자(the sinners)들에게 승리를 거둘 것"이라면서 "인내로 `시련’은 극복될 수 있으며 침략자들을 이라크에서 몰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리브색 군복과 검은 베레모 차림의 후세인은 잠을 거의 못 잔 사람처럼 매우 피곤해 보였으며 눈 밑에 처진 살도 평소보다 더 축 처져 있었다.
또 연설 속도도 평소와는 달리 느렸으며 후세인은 카메라를 응시하기 위해 연설문에서 좀처럼 눈을 들지 않았다. 그런가하면 연설을 시작하기 전에 보좌관들에게 "더 빨리 끝날수록 더 좋다"고 말하는가 하면 연설이 끝나자 "연설이 대체로 어땠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에 보좌관들은 "좋다(It’s OK)"고 대답했다.
또 개전 첫날인 지난 3월 20일 TV 연설에서 "이라크군이 초강대국 미국을 꺾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던 것과는 달리 패배를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였다.
테이프를 제공한 이라크 위성방송 직원은 이 테이프가 미군이 바그다드 중심부에 진격, 후세인의 동상을 넘어뜨린 지난달 9일 제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테이프가 언제 촬영됐는지, 테이프 속의 인물이 후세인인지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만약 이 테이프가 정말로 지난달 9일 촬영된 것이라면 후세인이 이틀전 미군의 폭격에서 살아남았다는 증거가 된다.
앞서 아부 다비 TV도 후세인의 연설이 담긴 오디오 테이프와 후세인이 바그다드의 한 지역에서 열광하는 군중들 속에 있는 장면이 담긴 비디오 테이프를 입수해 지난달 18일 방영했었다.
아부 다비 TV는 이 테이프가 역시 지난달 9일 촬영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미 관리들은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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